국제 경제·마켓

지갑은 열었는데… 중국 국경절 특수, 예전만 못하네

음식·소매 매출 11% 늘었지만 경기부진 따른 수요감소로 소비증가율은 5년째 둔화









중국의 최대 소비시즌인 국경절 연휴의 소비 증가율이 지속적인 둔화세를 보이고 있다. 다만 경기둔화 속에도 중국인들이 국경절 연휴에 지갑을 열며 총액은 각종 기록을 갈아치웠다.

11일 중국 상무부에 따르면 지난 1~7일 '골든위크'로 불리는 국경절 연휴 동안 중국 내 음식점과 소매업종의 매출은 지난해 국경절 때보다 11% 증가한 1조820억위안(약 196조원)을 기록했다. 이는 쿠웨이트의 지난해 전체 국내총생산(GDP)고 맞먹는 규모라고 블룸버그는 분석했다.

하지만 경기침체는 국경절에도 영향을 미쳤다. 국경절 소비 증가율 추이는 2010년을 기점으로 둔화세를 보이고 있다. 2010년에 전년 대비 18.7%에 달했던 국경절 소비 증가율은 2012년 15%로 떨어졌고 지난해에는 12.1%로 하락했다. 일부 전문가들은 올해 중국의 예상 GDP 성장률을 7%로 예상하고 물가상승률을 감안하면 국경절 실질 소비증가율은 2%에도 못 미친다는 분석까지 내놓고 있다.

국경절 소비 증가율 둔화세는 경기 부진에 따른 수요감소가 가장 큰 원인으로 꼽힌다. 쉬가오 광다증권 이코노미스트는 최근 보고서에서 "정부의 경기부양책이 아직 소비자들에게 직접 영향을 주는 단계는 아니다"라며 "부동산 대책과 자동차세 인하 효과가 4·4분기 이후 나타날 것"이라고 지적했다.

소비 증가율은 둔화했지만 소비 패턴이 변화하며 일부 업종은 사상 최대의 국경절 호황을 누렸다. 물건 구매보다는 관광·영화 등 여가업종의 매출이 대폭 늘었다. 국경절 기간 베이징에는 1,150만명의 관광객이 모여들며 관련 매출이 대폭 늘었다. 톈안먼 광장에는 몰려든 관광객을 위해 400여개의 이동식 화장실이 설치됐을 정도다. 특히 자동차 여행 증가로 연휴기간 중 6억3,900만대 이상의 차량이 도로로 쏟아져 나왔다. 해외여행 수요도 급증했다. 중국 여행전문 사이트 투뉴에 따르면 400만명 이상의 중국인들이 해외여행을 떠난 것으로 집계됐다. 영화 관람객도 크게 늘면서 국경절 연휴기간 중국의 영화관 수입은 전년동기 대비 70% 급증한 18억5,000만위안을 기록했다.

국경절이 결혼시즌과 겹치면서 혼수 시장도 대박을 쳤다. 중국 장쑤성에서는 7만쌍에 육박하는 커플이 연휴기간에 결혼식을 올렸고 산둥성에서는 혼수 마련에 가전 소매업체의 매출액이 전년동기보다 53%나 늘었다. 다만 고가품 중심으로 소비패턴이 변화하면서 중국 전체 가전제품 판매는 중저가와 고가로 철저하게 차별화됐다. TV의 경우 국경절 연휴 전체 판매는 8% 감소세를 보였지만 50인치 이상 대형 프리미엄TV는 10~20%가량 판매가 늘어난 것으로 추정된다.

한편 일본은 국경절 특수의 최대 수혜국으로 꼽혔다. 차이나데일리에 따르면 국경절 연휴기간에 중국인 관광객 40만명이 일본을 방문해 1,000억엔(약 9,696억원)을 지출했다. 중국 관광객들은 일본 마스크팩·의약품 등을 사려고 긴 줄을 섰고 해당 제품을 파는 일본 매장에서는 품절현상이 지속되기도 했다. 외국인 대상 세금환급 전문업체인 글로벌블루는 "이번 국경절 연휴기간 중국 관광객의 소비가 일본 경제부흥에 0.1%가량 이바지할 것"으로 추산했다. /베이징=김현수특파원 hskim@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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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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