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6월 시내 면세점 특허전에서 낙방한 '동대문'이 이번 신규 특허 입찰전의 화두로 떠올랐다. 한국 재방문율이 하락하는 가운데 명동에 이은 제2 관광객(710만명) 집객지인 동대문의 경쟁력이 다시 부각되며 오는 14일 발표될 사업자 입찰전에서 '구제'될 수 있을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현재 동대문에 면세점 특허를 신청한 곳은 SK네트웍스와 두산 2곳이다. 동대문은 1차 면세점 대전에도 롯데면세점, SK네트웍스 등 8곳의 기업이 부지로 선정한 핵심 지역으로 꼽힌다. 한국 관광산업 경쟁력 제고를 위해서는 명동을 잇는 새로운 관광 명소가 필요한 만큼 명동 다음으로 2번째로 관광객이 많은 동대문에 면세점이 있어야 지역 개발과 함께 새로운 관광벨트가 형성돼 서울 관광지의 고른 발전이 가능하다는 논리다. 실제로 외국인 관광객의 재방문율을 높이기 위해서는 새로운 관광명소 개발과 쾌적한 쇼핑 환경 및 즐길거리를 제공하는 면세점 신설이 시급하다는 게 관광업계의 중론이다. 업계 관계자는 "이번에도 동대문에 면세점이 유치되지 못한다면 동대문 개발이 지연되고 낙후돼 관광지로서의 매력을 잃게 될 위기에 처하게 될 것"이라고 걱정했다.
동대문의 경쟁력에 대해서는 이견이 없다. 문화, 관광, 식도락, 교통, 숙박 등 외국인 관광객을 사로잡을 수 있는 풍부한 문화관광 콘텐츠와 전통적인 패션 봉제업체 및 디자이너들이 모여 있어 런던, 뉴욕, 파리처럼 관광 활성화를 통해 글로벌 패션시티로 도약할 수 있는 잠재력이 크다. 또 대표 랜드마크인 DDP(동대문디자인플라자)도 갖춰 동대문의 전략적 육성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높다. 김재걸 한국관광협회중앙회 국장은 "유커들은 한국 방문시 쇼핑이 핵심인데 이제는 다른 요소도 고민할 시점"이라며 "동대문은 쇼핑 외에 다른 것을 충족시킬 콘텐츠가 많은 대표적인 관광특구"라고 강조했다.
DDP 덕분에 동대문은 창조경제를 이끄는 관광과 쇼핑, 마이스가 결합된 융복합 관광 특구의 잠재력도 충분하다는 분석이다. 이지석 세명대 무역학과 교수는 "단순한 관광객 유치보다는 마이스 산업과 쇼핑, 관광 등의 인프라를 잘 활용할 수 있는 전략을 짜기 좋은 지역"이라며 "영세기업들이 몰려 있어 상생 측면에서도 낙수 효과가 크다는 점에서 충분히 매력적"이라고 밝혔다.
한편 일각에서는 동대문만큼 한국의 랜드마크로 부상한 롯데면세점의 잠실 월드타워도 놓치기 아까운 입지라고 입을 모은다. 롯데면세점이 선택한 123층 높이의 월드타워는 호텔, 백화점, 놀이공원, 극장 등 각종 콘텐츠가 모여있는 복합관광쇼핑 시설로, 역시 관광 명소로서의 잠재력이 무궁무진하기 때문이다. 즉 월드타워의 완공시점이 2016년 말인 만큼 소공점(1조9,000억원)보다는 롯데면세점 코엑스점(2,500억원)의 신규 특허가 만료되는 2017년 말 코엑스점을 월드타워점으로 이전해 키우는 것도 대안이 될 수 있다는 시각이다.
업계 관계자는 "코엑스 면세점 이전이 호시탐탐 동대문을 노리는 중국 자본에 앞서 동대문 면세시장과 강남권 새 랜드마크를 지켜내면서 동시에 롯데면세점의 독과점 해소까지 1석 3조의 해법이 될 수 있지 않냐"고 조심스럽게 제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