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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산품 인증을 자동차로 받았습니까, 완구로 받았습니까."
"보도블럭 위로 달릴 수 있는지요?"
이선종 삼성벤처투자 대표가 연이어 질문을 던지자 벤처자금 지원을 받기 위해 질의응답을 하던 김현태 디트로네 대표는 진땀을 흘리기 시작했다.
20일 대구창조경제혁신센터에서 열린 삼성벤처파트너스데이 심사현장. 삼성벤처투자가 벤처기업을 대상으로 자금을 투자할 기업을 뽑는 자리다.
지난해 12월 시작돼 이번에 10회째를 맞는 행사로 사업성이 있다고 판단되면 초기 벤처기업은 최대 3억원, 중소기업은 최대 10억원까지 삼성의 지원을 받게 된다.
이날 오전9시25분께부터 시작된 첫 심사는 유아용 전동차를 만드는 디트로네(D.THRONE)의 상품. 시속 14㎞, 최대 40~60㎞를 달릴 수 있는 어린이 대상 고급 전기차라는 디트로네의 소개가 이어졌다. 아직은 절대적인 판매량이 적지만 미국 뉴욕의 고급 백화점과 잠실 롯데 백화점 명품관에 입점할 예정이며 아랍에미리트연합(UAE) 왕족도 입소문을 듣고 구매해간다는 설명이 덧붙여졌다.
이 대표를 포함한 심사단 8명의 눈은 날카로웠다. "보험에는 가입이 되느냐" "사고는 얼마나 났는가" "30㎏ 무게는 주부가 들기 어렵다" "가격(300만원대)이 비싼데 AS는 어떻게 되는가" 같은 질문이 쏟아졌다.
이 대표는 "8명의 심사단을 모두 통과해야 지원을 받을 수 있는 것"이라며 "저쪽은 지원받기를 원하고 우리는 심사를 제대로 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지원자들이 굉장히 열심히 하고 치열하게 준비를 해온다"고 덧붙였다.
삼성벤처투자는 심사 때면 투자 관련 임직원이 총출동한다. 심사단 8명 가운데에서도 이 대표를 뺀 임원이 2명 포함돼 있다.
이날만 해도 9개의 업체가 심사를 받았다. 이선종 대표가 삼성전자에서 재경팀장을 지낸 '재무통'인 만큼 심사 과정은 꼼꼼하게, 그렇지만 가능성 있는 기업은 확실히 돕는다는 게 기본 원칙이다.
벤처기업 입장에서는 삼성의 투자를 받는 것만큼 확실한 사업수단이 없다. 투자금도 투자금이지만 대외적인 신뢰도를 높게 쌓을 수 있다. 삼성 입장에서도 저성장 시대에 국가 경제를 활성화하고 그룹 차원에서도 좋은 투자처를 찾는 이점이 있다.
이 대표는 "10회를 맞는 동안 100억원가량의 자금을 벤처기업에 투자했다"며 "내년에도 더 열심히 하겠다"고 웃음을 지었다. /대구=김영필기자 susopa@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