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 200만명이 응시하는 토익시험 유형이 10년 만에 바뀌어 내년 5월 처음 시행된다. 특히 단순 기술로도 풀 수 있는 '사진 묘사' '빈칸 채우기' 문항이 줄고 '듣기'에서 화자 세 명의 대화에서 숨은 뜻을 유추하고 '읽기'에서 제시문 3개를 읽고 푸는 문항이 늘어나는 등 난도가 한층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토익시험을 주관하는 미국 ETS사는 5일 서울과 일본 도쿄에서 '2016년 신(新)토익 설명회' 기자설명회를 열고 이 같은 내용을 골자로 한 시험내용 변경계획을 밝혔다. 수전 하인스 ETS 평가개발국 상무는 "지난 10년간 일상생활과 비즈니스 환경에서 나타난 영어사용의 변화를 반영했다"면서 "단순 암기·스킬이 아닌 일상에서의 언어능력이 있는지를 평가하겠다"고 말했다.
이번 개편안에 따르면 듣기 영역의 '사진 묘사(파트1)' '질의응답(파트2)' 문항이 40개에서 31개로 줄고 화자의 말하는 의도 등을 묻는 '짧은 대화(파트3)' 문항이 30개에서 39개로 늘어난다. 8개 문장 안팎의 짧은 대화에서는 기존에 화자 두 명이 대화하던 게 일부 문항의 경우 화자가 세 명으로 늘어난다. 듣기 문제에 메신저·e메일상의 대화 형태가 들어가고 도표·그래픽·약도 등 시각물이 포함돼 학생들은 대화 상황을 들으면서 시각물 속 정보도 파악해야 문제를 풀 수 있게 된다.
읽기 영역에서는 동사·접속사 등 빈칸에 알맞은 단어를 넣는 '단문 채우기(파트5)' 유형이 10문제 줄고 대신 문맥에 맞는 문장을 채우는 '장문 채우기(파트6)' 유형이 6문제 늘어난다. 또 2개 정도의 지문을 읽고 5문제를 푸는 형태였던 '이중지문(파트7)' 문제가 최대 3개의 각기 다른 지문을 읽고 문제를 푸는 방식으로 바뀐다. ETS 측은 "새로운 것은 항상 더 어려워 보인다"며 "시험 난이도에는 변화가 없다"고 밝혔지만 기존 토익에 익숙한 수험생들은 문제를 푸는 데 애로를 겪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번 개편은 지난 2006년 이후 10년 만으로 토익 고득점자가 늘어나면서 토익이 공신력을 잃고 있다는 지적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실제 토익 응시자의 평균 성적은 2006년 600.8점이었으나 지난해에는 652점으로 50점가량 높아졌다.
한편 2013년 기준 전체 토익 응시생은 207만명이었으며 이 가운데 80%인 167만명이 만19∼29세의 취업준비생인 것으로 조사됐다. 취업준비생 김모(28)씨는 "토익시험이 기업 입사지원을 할 때 기초자료로 활용되는데 시험유형이 바뀌면 부담이 더 늘어날 것"이라고 우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