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유가에 따른 산유국의 재정 위기 우려가 제기되고 있지만 석유수출국기구(OPEC)가 오는 4일 총회에서 산유량 동결 전략을 포기하고 감산에 나서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됐다.
블룸버그 등 외신은 오는 4일(현지시간) 오스트리아 빈에서 열리는 OPEC 연차 총회에서 회원국들이 산유량을 동결할 가능성이 높다고 1일 보도했다.
시장 전문가들은 OPEC에서 가장 큰 영향력을 행사하는 사우디아라비아가 특별히 감산에 나설 이유가 없는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저유가로 고통받는 다른 산유국들의 희생을 감수하고서라도 미국 셰일업체 등과의 경쟁에서 주도권을 놓지 않기 위해 산유량을 현 수준으로 유지하는 결정을 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CMC마켓의 마이클 맥카시 수석 전략가는 "OPEC 내에서 큰 영향력을 행사하는 사우디가 이번 회의에서 감산을 주장할 것이라는 증거는 없다"며 "산유량은 동결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CNBC가 트레이더 등 24명의 시장 전문가들을 대상으로 한 설문에서도 조사대상자 전원은 "이번 회의에서 감산이 발표되지 않을 것"이라고 답했다.
현재 OPEC은 산유량을 하루 3,000만배럴로 정하고 있다. 사우디 등 회원국들은 지난해 11월 총회에서 시장 점유율을 지키기 위해 산유량을 현 수준으로 고정했다. 현재 OPEC 12개 회원국의 10월 총 산유량은 하루 3,138만배럴로 목표량을 초과한 상태다.
OPEC이 감산에 나서지 않을 가능성이 커지면서 유가도 더 가파르게 하락할 것으로 예상된다. 중국을 비롯해 전 세계 경제 침체로 원유 수요는 줄고 있지만 공급은 지속적으로 늘고 있어 유가 하락은 불가피한 상황이다. 이란 역시 내년 초 서방의 경제제재가 풀리면 대규모 원유 수출을 재개할 것으로 보여 유가 하락을 재촉할 것으로 보인다. 한편 이날 국제유가는 혼조세를 기록했다. 뉴욕상업거래소에서 2016년 1월 인도분 서부 텍사스산원유(WTI)는 전날 대비 0.5% 상승한 배럴당 41.85달러에 마감했고 런던 ICE 선물시장의 1월 인도분 브렌트유는 전 거래일보다 1.0% 내린 배럴당 44.16달러를 기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