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스포츠 라이프

[책을 권해요, 꿈을 나눠요] <9> 서울프린스호텔

소설가의 방·문화갤러리… 곳곳에 책 향기 가득한 '문학호텔'

서울프린스호텔=독서낭독회
지난 7월 서울프린스호텔 임직원과 고객들을 대상으로 '발치카 No.9'를 쓴 소설가 이은선(소파 가운데) 작가의 독서낭독회가 이소연 시인의 사회로 진행되고 있다. /사진제공=서울프린스호텔

매월 공통 도서·희망도서… 선물 폭넓은 독서로 사고 다양성 키워

서비스 질 향상·실적 증가에 도움… 6년만에 재방문율 3%서 12%로

젊은 작가에 집필공간 무상 대여… 북콘서트 개최 등 공간 활용도 눈길


'책의 향기가 넘쳐 흐르는 호텔'이 서울프린스호텔(대표 남상만)의 목표다. 서울 중구 남산동2가에 위치한 이 호텔은 임직원 뿐만 아니라 고객도 호텔 곳곳에서 책과 작가, 문학행사 등을 접할 수 있는 기회를 늘려가고 있다. 특히 임직원들이 고객에 대한 서비스 개선의 필요성을 느끼고 자발적으로 나서도록 하는데 이같은 '독서경영'이 톡톡한 역할을 하고있다.

서울프린스호텔이 '독서경영'을 본격적으로 시작한 것은 지난 2008년 5월부터다. 호텔의 서비스 경쟁력이 시설 등 하드웨어만이 아니라 직원들의 고객에 대한 대응이라는 소프트웨어 측면에서도 중요하다는 인식에서 비롯됐다. 회사 측은 "책을 통해 임직원들이 긍정적 에너지를 얻고 공통의 화두를 얻는 방안으로 독서경영을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회사측은 이후 매월 공통의 도서와 함께 직원 개인별로 희망하는 희망도서를 직원 수만큼 구입해 개인소장용으로 지급했다. 또 독서 후에는 감상문을 통한 되새김 기회를 마련함으로써 전직원이 같은 도서를 읽고 내용에 대해 자연스레 이야기할 수 있는 기회도 만들었다. 서울프린스호텔을 포함해 모든 호텔은 특성상 전세계의 갖가지 고객을 매일 접하게 된다. 광범위한 독서는 호텔근무자에게 다른 지역, 다른 사람들을 만나는 사고의 다양성과 여러 인문학적 체험의 기회를 준다는 이점이 있다.

호텔 경영의 측면에서도 큰 성과를 가져왔다. 회사측은 책읽기를 통해 소양증대, 교육습득, 인문학적 사고의 발전, 직원간의 유대관계 증대, 대화의 원활화, 회사생활에 대한 기대감과 목표 달성 등을 이뤄냈다고 한다. 이는 호텔 고객들을 대하는 직원들의 서비스 품질이 향상되고 자연스럽게 경영실적 증가로까지 이어지는 효과를 얻게됐다고 평가한다.

서울프린스호텔 역시 여행사들이 유치한 일회성 단체고객의 비중이 절대적으로 높은 것이 난제 중에 하나였는데 독서경영을 통해 이를 해소해나가기 시작했다. 독서경영을 최초로 도입한 2008년 개인 고객의 재방문율이 3%에 불과하던 것이 작년 12월 기준으로 월 고객의 12%로 늘어난 것이다. 매출은 2008년 34억원에서 2014년 48억원으로 증가했다.

독서경영을 통해 자신감을 얻은 회사측은 지역사회 봉사 차원에서 젊은 작가에게 집필공간을 무상으로 제공해주는 '소설가의 방' 레지던시 사업을 시작했다. 호텔에서 제공한 방에서 지금까지 20여명의 작가들이 집필을 했고 현재도 객실에서 작가들이 집필중에 있다. 이 사업은 한국문화예술위원회와 협력해 진행중에 있으며 젊은 문인들뿐만 아니라 문학계에서도 큰 관심과 호응을 보이고 있는 사안이다.

호텔측이 얻는 혜택이 오히려 크다. 특정 작가가 집필을 한 공간은 집필작가의 책과 안내문을 독서대에 비치해 '작가의 방'으로 운영 중이다. 또 로비라운지는 '문화갤러리'로 이름 붙이고 작가들이 매달 한사람씩 독서낭독회(북콘서트)를 갖는다. 임직원뿐만 아니라 호텔고객, 문학에 관심 있는 일반인까지 자유롭게 참석할 수 있으며 일반교양을 갖는 좋은 기회가 되고 있다.

서울프린스호텔 측은 "궁극적으로 우리 호텔의 전 객실을 집필하신 작가분들의 객실로 만들어 '문학호텔'로 특화시켜 나갈 예정"이라며 "직원들도 매월 책을 읽고 감상문을 쓰는데 그치는 것이 아니라 문학호텔로서의 일반화된 분위기와 환경에서 자기 만족과 고객 서비스를 이뤄나가도록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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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수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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