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경골프 골프일반

PGA 올스타 떠난 인천에 LPGA★들 온다

LPGA KEB하나은행 챔피언십 15일 개막









기념촬영하는 LPGA 하나은행 챔피언십 참가자들
전인지(왼쪽부터), 유소연, 박인비, 리디아 고, 줄리 잉스터가 12일 KEB하나은행 챔피언십 미디어데이 행사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세계골프 명예의 전당 회원인 잉스터는 프레지던츠컵 참관 뒤 이번 대회에 출전하기 위해 한국에 남았다. /인천=연합뉴스



"퍼트 때문에 암 걸리겠다"… 박인비 '월요일 휴식' 포기

귀국하자마자 연습 삼매경

"타이틀 경쟁보단 즐기고 싶어"… 리디아 고 여유 속 승부욕 보여

후원사 대회 임하는 유소연… 작년 준우승 전인지도 "필승"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KEB하나은행 챔피언십이 열릴 인천 영종도의 스카이72GC 오션코스. 12일 오전 말레이시아에서 귀국한 '골프 여제' 박인비(27·KB금융그룹)는 이 골프장 9번홀 그린에서 퍼트 연습에 빠져 있었다. 박인비는 "월요일에는 연습을 안 하는 편인데 뭔가 해법을 찾아야 할 것 같아서 퍼터를 들었다"고 말했다. 13일이 결혼 1주년이지만 박인비와 그의 연습을 돕는 남편 남기협씨에게서 결혼기념일을 맞은 들뜬 기분은 찾아볼 수 없었다.

프레지던츠컵의 흥분이 가시기도 전에 LPGA 투어가 국내 골프 팬들을 찾아왔다. 2주 연속으로 세계 골프 남녀 올스타들이 번갈아 한국을 찾은 것이다. 한국에서 열리는 유일한 LPGA 투어 대회인 KEB하나은행 챔피언십은 총상금 200만달러를 걸고 오는 15일부터 나흘간 계속된다. 올해는 특히 대회 10주년이라 출전선수들은 케이크 모양의 장식물을 들고 기념촬영을 했다.

'월요일 휴식' 원칙을 깰 정도로 박인비는 이 대회 우승에 의욕을 드러냈다. 박인비는 오후 기자회견에서 "(지난달) 에비앙 챔피언십 때 '퍼트가 최악이구나' 했는데 지난주 사임다비 말레이시아 때는 그보다 더 안 됐다. '이렇게 계속 스트레스를 받다가는 암에 걸리겠다'고 생각할 정도로 많이 힘들더라"라고 털어놓았다. '컴퓨터 퍼트'로 유명한 세계랭킹 1위 박인비가 '퍼트 탓에 병 걸릴 것 같다'고 말하자 동석한 참가선수들 사이에서 웃음이 터지기도 했다. 지난 8월 브리티시 여자오픈 우승으로 커리어 그랜드슬램(시기에 관계 없이 4개 메이저대회를 한 번 이상씩 우승)을 작성한 박인비는 그러나 이후 3개 대회에서 우승을 더 하지 못했다.

이 사이 세계 2위 리디아 고(18·뉴질랜드)가 무섭게 치고 올라왔다. 리디아 고는 최근 3개 대회에서 우승-우승-준우승을 했다. 세계 1위 탈환에 바짝 다가선 리디아 고는 상금랭킹과 올해의 선수 포인트, 평균타수에서도 박인비를 턱밑까지 추격했다. 이번 대회를 포함해 시즌 종료까지 6개 대회밖에 남지 않아 이번주가 올 시즌 여왕을 가릴 분수령이 될 수 있다.

박인비와 리디아 고는 타이틀 경쟁보다는 '즐기는 골프'를 하겠다고 여유를 보이면서도 승리욕은 감추지 않았다. 박인비는 "상금왕과 올해의 선수도 해봤고 베어 트로피(최소타수상)도 타봤다. 최근 2~3년간은 그런 타이틀을 신경 쓰다 보니 시즌 막판 아시아에서 열리는 대회들을 즐기지 못했는데 이번에야말로 즐겨보고 싶다"고 했다. "커리어 그랜드슬램도 달성했기 때문에 진정으로 아시아 대회들을 즐겨보는 게 올해 마지막 목표"라는 설명. 옆에 앉은 리디아 고를 보며 "최근 경이로운 플레이에 진심으로 축하를 보낸다"고 밝힌 박인비는 우승자를 예상해달라는 요청에는 "여기 앉아 있는 사람 중에 나오면 좋겠다"는 말로 자신을 빠뜨리지 않았다. 리디아 고는 "'이 퍼트를 놓치면 랭킹이 얼마나 떨어질까' 이런 생각들을 하면 절대 즐기지 못한다. 세계 1·2위 간 격차가 작아 사람들의 관심이 커졌겠지만 그저 골프라는 게임을 즐긴다는 생각뿐"이라고 말했다. 그는 "겸손한 척하려는 게 아니다. 메이저 2승을 포함해 4승을 올리고 커리어 그랜드슬램까지 한 박인비는 세계 1위 자격이 있다"며 "첫 출전이었던 지난해(29위)보다 좋은 결과를 내는 게 내 목표"라고 말했다.

한편 지난해 이 대회에서 준우승한 전인지(21·하이트진로)는 "지난해에 여기서 좋은 성적을 얻고 나서 LPGA 투어 대회에 대한 욕심이 생겼다"고 했고 유소연(25·하나금융그룹)은 "후원사가 주최하는 이 대회가 가장 우승하고 싶은 대회"라고 말했다. /인천=양준호기자 miguel@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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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준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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