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여자프로골프(JLPGA) 투어 역사를 새로 써나가고 있는 '보미짱' 이보미(27)가 이번 주 상금왕 확정에 도전한다. 마침 JLPGA 투어와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가 공동주관하는 대회라 LPGA 스타들 앞에서 대관식을 치르는 최상의 시나리오를 기대할 만하다.
지난주 대회 출전 대신 한 달 만에 귀국, 수원 광교신도시 자택에서 푹 쉬고 일본으로 돌아간 이보미는 6일부터 열리는 대회에서 시즌 6승을 두드린다. 무대는 8일까지 사흘간 일본 미에현 시마시의 긴테쓰 가시고지마CC(파72·6,506야드)에서 열리는 LPGA 투어 토토재팬 클래식(총상금 150만달러)이다. LPGA 투어가 아시아 각국을 돌며 여는 아시안 스윙의 다섯번째이자 마지막 대회다. 이 대회 뒤 멕시코와 미국 플로리다에서의 2개 대회를 끝으로 2015시즌이 마무리된다.
토토재팬 클래식에는 LPGA 투어 소속선수 43명과 JLPGA 투어 소속 35명 등이 출전한다. 이보미는 JLPGA 투어 최고 스타다. 한 달 전 스탠리 토너먼트에서 JLPGA 투어 통산 13승이자 시즌 5승째를 거두며 한 시즌 최다 상금 신기록을 수립했다. 올 시즌 이보미가 일본에서 상금으로 번 돈은 1억8,928만엔(약 17억7,000만원)에 이른다. 종전 기록은 2009년 요코미네 사쿠라(일본)의 1억7,501만엔. 이번 주 대회 우승상금은 22만5,000달러(약 2억5,500만원·2,733만엔)라 우승하면 시즌 상금 2억엔 돌파라는 신기원을 이루며 JLPGA 투어 상금왕을 확정하게 된다. 현재 상금 2위 테레사 루(대만·1억3,348만엔)와의 격차는 5,580만엔(약 5억2,200만원). 이보미는 이번 대회에서 반드시 우승이 아니더라도 테레사 루보다 519만엔 이상만 더 보태면 시즌 종료 3개 대회를 남기고 일찌감치 상금왕을 결정짓는다. 3개 대회를 남기고 상금왕을 확정한 경우는 JLPGA 투어 사상 4번밖에 없었다.
이보미는 2010년 국내 투어 4관왕에 오른 뒤 이듬해 일본에 진출해 5년간 13승을 쌓았다. 일본의 골프환경에 만족하는데다 대회마다 가장 많은 갤러리를 몰고 다닐 정도로 인기도 많아 은퇴 또한 일본에서 하는 것을 생각 중이다. 상금왕 목표를 위해 올 시즌 초청선수로 나갈 수 있었던 LPGA 투어 메이저대회 출전도 자제한 이보미는 이번 주 '안방'에서 LPGA 투어 선수들과 겨뤄볼 기회를 잡았다. 이왕이면 우승으로 '일본퀸'의 명성을 떨치기를 팬들은 바라고 있다. 이보미는 "한 주를 쉬어서 컨디션은 좋다. 타이틀 확정에 대한 압박감도 있지만 즐겁게 임할 것"이라며 "상금왕을 빨리 결정짓는 것보다 2억엔을 어서 돌파하고 싶은 마음이 더 강하다"고 말했다.
이보미는 김효주(20·롯데), 스테이시 루이스(미국)와 1라운드를 같은 조로 경기한다. 지난주 중국 대회에서 1라운드 도중 장염으로 기권했던 미국 LPGA 투어 신인왕 포인트 2위 김효주는 신인왕 역전 수상의 실낱 희망을 안고 대회에 나선다. 포인트 1위 김세영(22·미래에셋)은 한 주 휴식한다. 리디아 고(뉴질랜드)와 박인비(27·KB금융그룹)도 출전하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