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화권 게임을 국내에 들여올 뿐 아니라 한국의 게임을 해외로 내보내는 대표적인 퍼블리싱 기업으로 자리매김할 것입니다."
한국 2호 기업인수목적회사(SPAC·스팩)과의 합병을 통해 오는 12월29일 코스닥시장에 상장하는 엔터메이트의 이태현(42·사진) 대표는 3일 서울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우수한 게임 선별능력과 그동안 축적한 현지화 노하우가 성공을 이끈 비결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이 대표는 "2020년까지 1,000억원대 매출을 달성해 업계 3위권에 진입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지난 2001년 설립된 엔터메이트는 화상 채팅과 부모 동의 시스템 등 인터넷 서비스에 주력하다 2011년 게임 퍼블리싱으로 영역을 확장했다. 게임 퍼블리싱은 국내외 게임 개발업체가 제작한 게임을 사들여 서비스하는 것을 의미한다. 해외 게임의 경우 배경음악이나 색감·캐릭터 등을 국내 환경에 잘 어울리도록 수정한 뒤 서비스를 한다. 게임 유저들을 대상으로 제공하는 유료 서비스가 주 수익원이다.
2012년 중국에서 웹게임 1위를 달리던 '신선도 온라인'을 국내에 처음 소개해 큰 반향을 일으켰다. 이 대표는 "당시 국내 웹게임 퍼블리싱은 거의 불모지 상태로 몇 개 업체가 중국의 웹게임을 가져왔지만 월매출 1억원을 올리기도 힘들었다"며 "그런 상황에서 신선도 온라인은 월매출 21억원을 기록할 정도로 큰 히트를 했다"고 말했다. 같은 해 출시한 '와룡전설' '암흑삼국' '천년도' 등이 잇따라 성공하며 엔터메이트는 매출 158억원, 영업이익 37억원을 달성했다. 이듬해에는 모바일 게임으로 시야를 넓혀 '아이러브삼국지'와 '명량삼국' 등 3개의 모바일 게임과 1개의 웹게임을 출시했다. 특히 계약금 5만달러에 들여온 아이러브삼국지는 엔터메이트의 우수한 게임 선별능력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로 꼽힌다. 아이러브삼국지는 구글스토어의 매출 기준 13위, 인기 무료 게임 기준 1위 자리에 올랐다. 이 대표는 "20억~60억원을 들여 갖고 온 게임이 매출 순위 100위 안에도 들지 못하는 경우도 허다하다"며 "이에 비해 아이러브삼국지는 적은 비용으로 높은 매출과 인기라는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은 셈"이라고 말했다. 엔터메이트는 지난해 매출 267억원, 영업이익 41억원의 성과를 거뒀다.
엔터메이트는 게임 포트폴리오별 매출이 고르게 분산돼 있는 것이 장점이다. 지난 1·4분기 기준 매출 비중은 모바일이 51.08%, 온라인이 48.92%다. 특히 아이러브게임과 같이 구글 앱스토어나 카카오톡 등의 채널링 업체를 통하지 않는 자체 마켓 플레이스를 보유하고 있다. 이 대표는 "아이러브게임은 300만명의 가입자를 보유한 엔터메이트의 자체 게임 포털로 앱스토어 등을 거치지 않아도 엔터메이트의 모든 게임을 즐길 수 있다"고 말했다. 회사 차원에서는 앱스토어 등에 수수료를 지불하지 않아도 돼 수익성을 높일 수 있다.
중화권의 네트워크도 탄탄하다. 엔터메이트는 현재 중국의 상위권 120여개 게임 개발업체와 관계를 구축하고 있다. 이 대표는 "지난해 중국의 최대 웹게임 서비스 업체인 R2게임즈와 홍콩 합작법인을 설립한 데 이어 대만 최대 퍼블리싱 업체인 소프트월드 자회사와도 '스카이터치'라는 합작사를 설립 운영 중"이라면서 "중화권의 인기 있는 게임을 국내에 소개하는 데 그치지 않고 국내의 주요 게임을 중화권으로 수출하는 전초기지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엔터메이트는 이달 13일 한국2호스팩과의 합병승인을 위한 주주총회를 연 뒤 다음달 18일 합병, 29일 코스닥시장에 상장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