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도 우리 수출이 기지개를 켜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그간 우리 수출의 발목을 잡았던 저유가, 신흥국 경기 부진 등의 악재가 쉽사리 개선될 것으로 보기 힘든 탓이다. 특히 미국의 금리 인상으로 강달러 기조가 이어질 경우 원유 등 원자재 가격이 더 빠질 수 있다는 점에서 유가 향방이 수출 회복 여부의 관건이 될 가능성이 크다는 지적이 나온다.
산업통상자원부는 3일 올해 수출이 지난해보다 2.1% 증가한 5,382억달러를 보일 것으로 예측했다. 수입은 2.6% 상승한 4,482억달러를 기록해 전체 무역(수출+수입)은 9,864억달러로 무역 1조달러에 2년 연속 못 미칠 것으로 예상됐다.
올해 무역 여건은 다소 개선될 것으로 내다봤다. 선진국을 중심으로 완만하게 경기가 회복하고 지난 1일부터 2차 관세 인하가 단행된 한중, 한·베트남 자유무역협정(FTA) 등은 우리 수출에 긍정적인 요인으로 꼽혔다. 하지만 계속되는 중국 경제의 성장 둔화세, 저유가, 미국 금리 인상 등의 불안 요소로 회복 폭은 그다지 크지 않을 것으로 전망됐다.
품목별로는 전년도 기저효과 등으로 석유제품과 석유화학의 수출 여건이 개선될 것으로 봤다. 섬유류와 컴퓨터 분야의 수출도 늘어날 것으로 진단됐다. 반도체·가전·선박·철강 등의 부진은 올해에도 이어질 것으로 예상됐다. 지역별 수출은 북미·아시아·중국권의 수출이 양호할 것으로 보인다. 엔화 약세 등으로 일본 수출은 여전히 부진할 것으로 관측됐다.
나성화 산업부 수출입과 과장은 "미약한 선진국 경기회복세와 심화되는 신흥국 경기 둔화세, 유가 추가 하락 등을 감안할 때 (수출액) 하방 리스크가 현실화될 가능성도 대비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김수동 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올해는 한중 FTA를 발판 삼아 제1시장인 중국의 내수를 집중 공략하는 원년이 돼야 한다"며 "조선 등 한계를 보이고 있는 주력 산업들의 구조조정이 얼마나 개선되는지에 따라 장기적인 수출 경쟁력 회복이 좌우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2015년 수출은 5,272억달러로 전년보다 7.9% 줄었고 수입도 4,368억달러로 16.9% 감소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무역규모는 9,640억달러로 1년 전의 1조982억달러보다 크게 줄어들면서 2011년 이후 이어오던 교역 1조달러 달성에 실패했다. 수출은 2012년 -1.3% 이후 3년 만에 감소세로 돌아섰다.
수출액보다 수입액이 더욱 가파르게 감소하면서 무역수지는 904억달러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