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교육리더 신년인터뷰] 이병훈 이병훈교육연구소장

"올 교육계 자유학기·인성교육·플립러닝 주목"

이병훈 이병훈교육연구소장2
이병훈 교육연구소장이 서울 서초구에 있는 이병훈교육연구소에서 학습법 컨설팅을 하고 있다. /사진제공=예스24 채널예스
발표하는 학생들


공교육 전환점 될 자유학기제
1개 학기 골라 진로탐색·체육활동
시험 안봐 학생들 공부부담 덜어

초·중·고 인성교육 의무화
교원치유센터·학부모 참여교육 마련
따돌림·교권침해 행위 차단 나서

토론 수업 방식 플립러닝
가정서 미리 학습 후 토의·토론
학생 참여 수업으로 몰입도 UP


"올해 교육계의 화두는 자유학기제와 인성교육, 플립러닝(flipped learning)이 될 것입니다."

이병훈(39·사진) 이병훈교육연구소장은 최근 서울경제신문과 가진 신년 전화인터뷰에서 올해 중요한 교육 트렌드로 세 가지를 꼽았다. 수시로 바뀌는 교육정책과 급속하게 변화하는 사회환경 속에서 이 세 가지 트렌드는 학생의 미래를 결정지을 중요한 요소인 만큼 학부모와 학생·교육관계자들이 잘 살펴볼 필요가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이 소장은 서울과학고와 서울대 공대를 졸업한 뒤 지난 2004년 교육업체 에듀플렉스에듀케이션을 창업했다. 서울 대치동에서 '자기주도학습' 관련 스타강사로 유명세를 탔고 서울시교육청 사교육정책자문위원, 한국교육개발원 학업상담교사 연수교사 등 다양한 교육 컨설턴트 경력도 갖고 있다. '공부 잘하고 싶으면 학원부터 그만둬라' 등 학습법 관련 다수의 책을 집필했고 지난해 말에는 '트렌드 에듀 2016'이라는 책을 발간해 교육계의 미래 트렌드를 전망한 바 있다.

이 소장은 2016년 교육계의 첫 번째 트렌드로 중학교 자유학기제를 꼽았다. 중학교 자유학기제는 올해 공교육에 전환점을 가져올 정책이라는 평가도 덧붙였다. 중학교 자유학기제는 1학년 1학기부터 2학년 1학기 사이에 학교장이 1개 학기를 선택해 진로탐색·예술체육활동 등 참여형 수업을 진행하는 교육과정이다. 올해부터 전국적으로 시행되며 이 기간 학생들은 중간·기말고사 등 지필고사를 보지 않아 공부에 대한 부담이 없다. 학교생활에 대한 학생들의 만족도를 높이고 진로 탐색에 대한 기회를 제공하자는 취지에서 전격 도입됐다. 이 소장은 "요즘 아이들은 '꿈이 없다'라고 공공연히 말하고, 심지어 희망직업란에 '정규직'이라고 쓰는 초등학생도 있다"며 "자유학기제는 연애, 결혼, 출산, 인간관계, 주택 구입, 꿈, 희망을 포기한 이른바 '7포세대'의 양산을 막을 수 있는 제도"라고 설명했다. 그는 또 "지금까지는 일반고로 진학해 대학을 졸업한 뒤 취업하는 것이 일반적인 형태였지만 10년 뒤에는 마이스터고·특성화고로 진학해 20대 초반에 취업하는 학생들이 많아질 것"이라며 "학부모와 학생들은 자유학기제를 최대한 활용해 진로적성을 탐색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자유학기제에 대한 부작용도 우려했다. 학원가에서는 벌써부터 자유학기제 기간 학원에서 집중심화학습을 하면 대학입시에 유리하다고 마케팅을 펼치고 있다. 그는 "자유학기제의 도입 취지에 부합하고 학원가에 휘둘리지 않으려면 학교에서 다양한 체험 프로그램을 만들어야 한다"며 "중학생들이 캠프도 가고 견학도 하고 바쁘게 시간을 보내게 된다면 사교육에 덜 의존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두 번째 트렌드는 인성교육이다. 지난해 국회는 교육계에 의미가 있는 2가지 법안을 통과시켰다. 하나는 '인성교육진흥법'이고 또 다른 하나는 '교권지위 향상을 위한 특별법 개정안'이다. '인성교육진흥법'은 초·중·고 교육과정에 인성교육 편성을 의무화하는 내용을 담고 있고, '교권지위 향상을 위한 특별법'은 교원치유센터를 마련하고, 교권 침해 학생과 학부모에게 특별교육 참여를 의무화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이 두 가지 법안은 교내 따돌림, 폭력 문제가 심각한데다 최근 학생들이 교사를 폭행하는 등 교권 침해행위도 빈번하게 발생하면서 정치권에서 이견 없이 법제화한 것이다. 이 소장은 "대원외고 등 상당수 특수목적고에서는 '봉사·체험활동을 포함해 본인의 인성을 나타낼 수 있는 개인적 경험을 기술하라'는 형태로 자기소개서를 요구한다"며 "우수한 고등학교와 대학교는 인성을 갖춘 학생 위주로 선발하려는 추세가 점점 더 강해져 '우리 아이의 인성교육'이 중요한 화두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인성은 단체 운동, 오케스트라 등 여럿이 어울려 하는 활동을 통해 계발할 수 있다"며 "또 독서 후 토론을 통해 나와 다른 의견을 비교하고 합의점을 찾아가는 형태로 함양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마지막 트렌드는 플립러닝이다. 플립러닝은 2007년 미국에서 처음 소개된 교육방식으로 기존의 수업 형태와는 선후관계가 뒤바뀐 게 특징이다. 일반적인 교육방식은 학생들이 학교에서 수업을 받은 뒤 가정에서 복습하는 형태이지만 플립러닝은 학생 개개인이 가정에서 미리 학습을 한 뒤 교실에서는 토론과 적용학습을 하는 식이다. 플립러닝 수업은 토의와 토론, 문제 해결, 프로젝트 수행 위주로 이뤄진다. 교사 주도의 수업이 학생 참여 위주로 바뀌면서 학생들에게 책임감과 수업 몰입도를 높이는 장점이 있다. 이 소장은 "미국에서는 플립러닝이 급격히 확산돼 한 연구보고서에서 '50% 이상의 대학 교수들이 플립 러닝을 실행하고 있거나 실행할 예정'이라고 답했다"며 "우리나라도 울산 문현초등학교, 서울 신용산초등학교 등이 플립러닝을 부분적으로 도입해 주목을 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정부에서 대학구조개혁을 강도 높게 시행하면서 대학들도 교육모델을 플립러닝과 같은 형태로 바꾸려는 시도를 하고 있다"며 "카이스트, 서울대 등 주요 대학은 플립러닝을 강의실에 도입해 활용하고 있는 만큼 이들 대학에 진학하고 싶다면 중·고교 시절에 플립러닝에 대한 기본적인 숙지가 필요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소장은 학부모에 대해 당부도 빼놓지 않았다. 그는 "우리의 교육 현실을 살펴보면 학교시스템은 19세기, 교사는 20세기, 학생들은 21세기에 살고 있다"며 "우리 학생들이 부모 나이가 될 때 펼쳐질 세상의 모습을 떠올린다면 교육 트렌드에 맞는 미래형 인재로 키워야 한다는 답이 나올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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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동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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