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금융정책

금융위, 영화 '오빠 생각' 예매권 강매 의혹

은행 등 금융사 최소 4만여장 매입… 금융권 "공무원 직권 남용" 비판

금융위 "전혀 사실 아니다" 반박

금융위원장, 오빠생각 시사회 참석
지난 18일 영화 '오빠생각' 시사회에 참석한 임종룡(왼쪽) 금융위원장과 주연 배우 임시완씨.

금융 당국이 최근 금융 회사에 핀테크(Fintech) 홍보대사인 임시완씨가 주연한 영화의 예매권을 사실상 강매한 정황이 포착돼 물의를 빚고 있다. 금융 당국이 금융사에 대한 관리·감독권을 갖고 있다는 점에서 직권 남용이라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무엇보다 최근 금융개혁을 부르짖으며 시장 자율성을 외치던 금융 당국이 이번 일로 개혁 추진 동력을 잃을 수 있다는 우려까지 나온다.

24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위원회는 최근 은행·보험·증권사 등에 지난 21일 개봉한 영화 '오빠 생각'의 예매권을 구매해줄 것을 요청했다는 의혹을 사고 있다. 대부분 대형 금융사들은 최소 3,000장 이상의 예매권을 구매했으며 5,000장가량을 사들인 곳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장당 9,000원에 달하는 영화 예매권을 금융위가 지정한 예매처를 통해 장당 6,000원에 사들였다. A은행은 3,000장 이상을 구입해 자사의 콜센터 직원들에게 나눠줬으며 B보험사는 보험설계사들에게 배부해 보험 상품 판촉용으로 활용하도록 했다. 금융계에 따르면 이들 금융사가 이런 방식으로 매입한 물량이 최소 4만여장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권에서는 이번 금융위의 행태에 대해 비판이 거세지고 있다. 금융계 관계자는 "금융정책을 총괄하는 금융위가 사실상 영화 예매권 구입을 강제했다는 점에서 대단히 부적절한 행동이라 할 수 있다"며 "공무원의 직권 남용 문제가 제기될 수 있다"고 밝혔다.

앞서 임종룡 금융위원장은 18일 오후 서울 메가박스 코엑스에서 열린 '오빠 생각' VIP 시사회에서 영화를 관람했다. 임 위원장은 시사회 관람에 앞서 상영관 복도에 마련된 핀테크 홍보 부스를 방문해 금융개혁 추진 현황 둘러봤다. 이 자리에는 다수의 금융권 협회장과 최고경영자(CEO)들이 참석했다.

금융위는 이날 해명자료를 통해 "일부 금융사들이 임시완씨에 대한 감사와 응원의 마음을 표현하고자 영화표를 구매해 직원 복지 차원에서 활용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영화표 구매를 금융위가 조직적 차원에서 강매·할당한 것은 전혀 사실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오빠 생각의 배급사인 뉴(NEW)의 박준경 홍보마케팅 본부장 또한 "오빠 생각은 금융사들의 이미지 홍보나 상품 판매에 좋은 가족영화"라며 "금융위 핀테크 지원센터에서 영화 홍보를 많이 해서 금융사 자체적인 프로모션이 많이 이뤄졌을 뿐 강매는 없었던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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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철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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