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국회·정당·정책

'정윤회 문건' 사건 조응천, 더민주 입당

새누리 "정치 희화화" 비판

청와대 민정수석실 공직기강비서관을 지내다 이른바 '정윤회 문건' 사건으로 지난 2014년 4월 물러난 조응천 전 비서관이 2일 더불어민주당에 입당했다.

조 전 비서관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대구 출신 현 정부 청와대 비서관에게는 어울리지 않는 당이라는 이유로 만류하는 분들도 있었지만 지천명의 나이를 먹고서야 '그래도 정치가 희망'이라는 것을 깨달았다"며 입당을 선언했다.

조 전 비서관은 1992년 검사 임용 후 대구지검 공안부장과 수원지검 공안부장, 법무부 장관 정책보좌관, 국정원장 특보를 지낸 공안통이다. 이번 정권 청와대에서는 전공을 살려 공직기강을 맡았으나 '비선실세'가 국정에 개입했다는 내용의 '정윤회 문건' 등 내부 문건 17건을 박근혜 대통령의 남동생 박지만 EG 회장 측에게 수시로 건넨 혐의로 기소됐다.

조 전 비서관의 문건 유출은 이번 정권 최대의 정치 스캔들을 불러일으켰고 이를 계기로 정윤회씨와 이른바 청와대 3인방의 존재가 세간에 알려지게 됐다. 조 전 비서관은 지난해 10월 1심에서 무죄를 받은 상태다.

조 전 비서관은 청와대를 나온 뒤 "아내는 변호사 개업을 원했지만 정직하게 노력해서 성과를 내는 '을'의 삶을 살고 싶다"며 서울 마포구 홍대 인근에 해물전문식당을 개업해 운영했다.

조 전 비서관은 문재인 전 더민주 대표가 직접 자신에게 입당을 설득했다고 밝혔다. 그는 "문 전 대표가 식당으로 수차례 찾아와 설득했고 '내가 겪은 아픔을 다른 사람이 겪게 하지 않는 것, 그것이 바로 우리가 해야 할 정치의 시작이 아니겠느냐'는 말에 마음을 정했다"고 말했다.

여권은 조 전 비서관의 더민주 입당에 불쾌감을 감추지 못했다. 한 청와대 관계자는 "'찌라시' 수준의 문건 유출에 연관돼 파문을 일으킨 당사자가 정치를 하겠다고 하니 어이없고 황당하다"고 말했다. 김용태 새누리당 서울시당 위원장은 "김종인씨가 (더민주로) 넘어간 것도 도를 지나쳤는데 정치가 희화화돼도 되는 건지 안타깝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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맹준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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