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청와대가 2일 더불어민주당의 박근혜 대통령 생일축하난을 거절했다가 뒤늦게 받았다. 선물은 우여곡절 끝에 전달됐으나 김종인 더민주 비상대책위원장에 대한 청와대의 평소 반감이 엿보였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박수현 더민주 비상대책위원장 비서실장은 이날 김 비대위원장의 생일축하난을 박 대통령에게 전달하기 위해 충남 공주 지역구에서 상경했으나 청와대 정무수석실로부터 "정중하게 사양한다"는 답을 들었다. 이어 박 대통령이 지난 2013년 문희상 당시 야당 비대위원장에게 생일축하난을 보낸 일화를 들며 재차 전달 의사를 밝혔지만 정무수석실은 다시 "정중하게 사양한다"는 답을 내놓았다. 이후 "야당 대표가 보내는 난"이라며 한 차례 더 전달 의사를 표명했지만 청와대 정무수석실에서 거절했다는 설명이다.
하지만 축하난 거부와 관련해 논란이 일자 정연국 청와대 대변인은 이날 오후 기자들과 만나 "정무수석이 합의된 법안조차 처리되지 않은 상황에서 축하난을 주고받는다는 것이 적절하지 않다고 판단해 정중히 사양한다는 뜻을 (더민주에) 전했다"며 "박 대통령이 나중에 이를 보고받고 정무수석을 크게 질책했다"고 밝혔다. 더민주의 선물을 거절한 결정이 박 대통령이 아니라 현기환 청와대 정무수석 선에서 이뤄졌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