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두산그룹이 4일 내놓은 지난 2015년 실적 자료를 보면 박용만(사진) 회장이 작심한 듯한 흔적이 엿보인다. 대규모 손실이 나더라도 부실을 과감하게 털어내서 다시 시작하겠다는 의지가 분명히 드러났다.
매가 아프더라도 맞고 가야 성장을 위한 발판이 마련될 수 있다는 얘기다.
두산은 4일 연결 재무제표 기준 2015년 매출 18조9,604억원, 영업이익은 2,646억원, 당기순손실 1조7,008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대규모 적자에 대해 두산그룹은 대부분이 구조조정 등 일회성 비용이 1조6,000억원에 달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두산인프라코어의 경우 희망퇴직, 해외공장 폐쇄 등 강력한 구조조정에 7,349억원의 비용이 소요됐으며 두산중공업(3,665억원), 두산건설(3,881억원), 두산엔진(1,235억) 역시 대규모 구조조정 비용이 발생했다.
이 같은 대규모 적자는 두산그룹은 대규모 비용을 치르더라도 비용을 줄이고 가야 저성장기에 대비할 수 있다는 경영전략이 반영된 결과다.
두산은 "구조조정·대손상각·자산감액 등의 일회성 비용을 제외하고 실제 영업에 따른 실적을 보면 영업이익은 8,104억원, 당기순손실은 878억원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구조조정을 바탕으로 턴어라운드가 기대된다고 그룹 측은 강조했다. 두산그룹은 올해 연결기준으로 매출 19조5,871억원, 영업이익 1조4,663억원 달성을 목표를 제시했다.
비교적 실적이 양호한 두산중공업의 경우 올해 11조원의 수주 달성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또 ㈜두산의 경우 면세점 및 연료전지사업 등 신사업의 성장세가 기대된다. 두산인프라코어 역시 구조조정 효과와 북미시장에서 견조한 실적을 이어가는 밥캣 소형건설장비사업 등 각 사업부문 실적 개선에 힘입어 턴어라운드를 예상하고 있다.
두산그룹 관계자는 "상위 지배회사인 ㈜두산과 두산중공업은 양호한 실적을 유지하고 있다"며 "경영실적이 좋지 않은 자회사들의 실적이 장부에 반영된 재무제표만 보게 되면 실제와 달리 읽을 우려가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