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15일 오후 1시 서울 광화문 사거리에서는 독특한 광경이 연출됐다. 현대자동차의 친환경차 '아이오닉'이 대형 트레일러 위 유리 전시장 및 도로에 전시돼 있었다. 점심시간을 맞은 직장인들은 지나가며 아이오닉을 살펴봤다. 직장인 A씨는 "아이오닉이 궁금했지만 시간을 내 전시장을 찾기 어려웠는데 길거리 전시장을 이용하니 매우 편리하다"고 말했다.
현대자동차의 마케팅이 달라지고 있다. 20~30대 고객을 모시기 위해 앉아서 기다리지 않고 직접 찾아 제품 체험 기회를 확대하는 모습이다.
아이오닉 이동 전시장이 대표적이다. 현대차는 지난달 27일부터 이달 26일까지 한 달간 점심시간 및 출퇴근 시간에 광화문과 강남역 등 젊은 직장인들이 많은 주요 지역에서 이동식 전시장을 마련하고 타깃 판촉을 실시하고 있다. 현대차는 트레일러를 5대를 이동식 전시장으로 만들어 주요 지역에서 운행하고 있다. 주말에는 부산 등 전국 5대 광역시에서 전시 및 상담을 받고 있다.
현대차는 20~30대 고객을 위한 특별 구매지원 프로그램도 운영 중이다. '2030 H 서포터즈'를 통해 1976년 이후 출생 고객이 아반떼나 아이오닉을 사면 현대카드 기프트 카드 20만원권을, 투싼은 20만원 할인을 제공하고 있다. 젊은 고객들의 제품 체험을 확대하기 위한 대규모 장기 시승 행사도 인기다. 지난해 12월24일부터 올해 3월14일까지 총 10회차로 진행되는 4박 5일 또는 11박 12일 아반떼 장기 시승 행사에는 5,000명 모집에 2만1,000여명이 응모했다. 현대차는 차수별로 '출퇴근길을 부탁해' '사랑을 부탁해'처럼 개성 넘치는 제목으로 젊은 고객들의 눈길을 끌고 있다.
현대차가 20~30대 고객에게 공을 들이는 이유는 수입차 열풍과 맞물린다. 지난해 수입차 구매자 중 20~30대 고객은 전체의 27.9%로 40~50대보다 더 많았다. 특히 20대 구매자는 전년 대비 27%, 30대는 26%씩 늘며 연령대별 최고 증가율을 기록했다. 기아차가 K5 디젤 등 주요 상품에 대해 바이럴 온라인 광고로 20~30대로부터 큰 호응을 얻으면서 젊은 고객을 끌어들이는 것 역시 이유다. 김기찬 카톨릭대 경영학과 교수는 "40~50대 고객이 많은 현대차가 20~30대 고객을 확보해 충성 고객을 늘리고 수입차에 대응해 내수 점유율도 높이기 위한 전략"이라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