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문화콘텐츠 금융센터를 신설해 이 분야에 3,000억원 규모의 신규보증을 지원하고 오는 2020년에는 연간 5,000억원으로 확대해나갈 계획입니다.”
김한철(사진) 기술보증기금 이사장은 기술금융 영역을 드라마·영화 등 문화콘텐츠 분야로 넓혀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 이사장은 “문화콘텐츠 산업은 대체로 제작기업이 영세한데다 제조업과 달리 작품성, 흥행 가능성 등 무형의 가치에 대한 객관적인 평가가 어렵다”며 “안정화된 평가 시스템을 바탕으로 제작기업의 신용도나 재무상황에 얽매이지 않고 콘텐츠 중심의 평가를 통해 문화산업 부흥의 마중물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기보가 확보한 기술금융 기법을 해외에 수출해 ‘기술금융 한류’ 바람을 일으키겠다는 각오도 다졌다. 그는 “저성장 시대의 해법은 창업과 중소기업 지원정책에 있다. 기술금융을 통해 중소기업을 지원하는 정책은 아시아권에서는 일찍이 이뤄지지 않았다”며 “아시아 금융허브로 부상하고 있는 싱가포르가 기보의 기술금융에 높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고 소개했다. 지난해 4월 싱가포르 통상산업부 장관이 기술평가 시스템을 연구·조사하기 위해 기보를 방문했고 이후 싱가포르 공공기관과 은행 임직원으로 구성된 연수단이 기보에서 기술금융 교육을 받기도 했다.
김 이사장은 “현재 싱가포르 의회에 기보의 기술금융을 도입하는 예산이 제출된 상태”라며 “조만간 싱가포르에도 기보의 기술금융 기법이 선보이게 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기보의 기술평가 시스템은 기획재정부의 경제발전교류경협사업(KSP) 과제로 선정돼 베트남 기술혁신원(SATI)과 태국 신용보증공사(TCG) 직원들에게 연수를 제공할 정도로 기술금융 한류 바람을 일으키고 있다.
김 이사장은 창립 27주년을 맞은 소감에 대해 “지난 1997년 국내 최초로 기술평가 시스템을 도입해 기술금융이라는 새로운 패러다임을 만들어냈고 이는 오늘의 기보가 존재하는 밑바탕이 됐다”며 “다른 금융기관과 마찬가지로 재무제표 중심의 기업평가를 고집했다면 지금의 기보는 없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현실에 안주하지 않겠다는 의지도 피력했다. 그는 “오늘의 모습이 기보의 미래 모습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20년 전 누구도 가지 않았던 기술금융에 첫발을 내디뎠듯이 기보만이 할 수 있는 기술평가 상품을 개발하고 시장을 확대해 기술금융이 더욱 활성화되도록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