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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인돌]"가족에게 받은 상처, 서로 풀고 행복해져요."

3일 노원평생학습관서 열린 최광현 교수의 고인돌 강좌<br>'가장 아픈 가족의 상처'에 수강생 몰려

지난 3일 서울시교육청 노원평생학습관에서 열린 최광현(사진) 교수의 강좌 ‘내 안의 상처와 가족, 그리고 치유의 심리학’에 참가한 수강생들이 진지하게 강의를 듣고 있다./사진=백상경제연구원<BR><BR>지난 3일 서울시교육청 노원평생학습관에서 열린 최광현(사진) 교수의 강좌 ‘내 안의 상처와 가족, 그리고 치유의 심리학’에 참가한 수강생들이 진지하게 강의를 듣고 있다./사진=백상경제연구원




“과거 가족에게 받은 심리적인 상처는 의도적이지 않게 반복성을 띠는 경우가 적지 않아요. 시리아인 아버지로부터 버림을 받고 입양이 됐던 스티브 잡스 전 애플 CEO 역시 비슷한 나이에 딸을 버렸고, 부모의 문란했던 성생활이 자기도 모르게 뇌리에 박혔던 빌 클린턴 전 미 대통령이 백악관에서 저지른 르윈스키와의 성추문은 세계적인 가십거리가 되기도 했지요. 자신의 현재 마음 속에 담겨있는 불안의 근원을 따라올라 가 보면 어디에선가 가족의 그림자를 만나게 됩니다.”

지난 3일 늦은 7시, 노원평생학습관 시청각실에는 고인돌 강좌를 듣기 위한 시민들로 가득 찼다. 최광현 한세대(사진) 교수가 맡은 ‘내 안의 상처와 가족, 그리고 치유의 심리학’을 듣기 위해 70여명이 신청했다는 것.

‘고인돌(고전인문학이돌아오다)’은 서울시교육청과 본지부설 백상경제연구원이 공동으로 기획· 운영하고 KT가 후원하는 청소년과 시민들을 위한 고전인문 아카데미로 올해 3회째다. 올해 처음 열린 심리학 강좌는 지난 2년간 실시한 수강생 대상 설문조사에서 강좌 개설 요청이 가장 많았던 주제이기도 하다.


최 교수는 조인성과 공효진이 열연했던 드라마 ‘괜찮아 사랑이야’ 의 장면을 곁들여 현대인의 심리적인 불안 상태의 밑바닥에는 가족이 있다는 이야기로 강의를 풀어나갔다. “주인공이 어린시절의 상처를 간직한 자신의 어린시절 모습 즉 ‘내면의 아이’가 수면위로 머리를 내밀기 시작하면 조현증(정신분열증)의 증상을 드러내곤 하죠. 마지막 장면에서 자신의 어린시절 모습 즉 내면의 아이와 화해하는 장면이 나오는 데 자신의 한심했던 과거의 모습을 이해하고 화해함으로써 비로소 벗어날 수 있었던 것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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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본 대학에서 가족상담학으로 박사학위를 마치고 한세대 대학원 교수 겸 트라우마 가족치료연구소장으로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는 그는 현대인의 외로움과 공허감의 실체는 혼자이기 때문이 아니라 사랑하는 그리고 소중한 사람으로부터 이해와 공감을 받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가족은 때로 힘든 일을 끝까지 견뎌낼 수 있는 원동력이 되기도 하지만 때로는 가장 아픈 상처를 남기기도 하지요. 그 상처는 치유하기가 쉽지 않아요. 그 이유는 사랑이라는 이름으로 덮여있다 보면 원인의 단초를 찾기 어려워 결국 갈등이 헝클어진 실타래 마냥 복잡하게 뒤엉키게 돼 풀어내기가 쉽지 않기 때문입니다. 프로이트는 ‘자신도 모르게 불행이 일생 동안 반복된다. 어린 시절 겪었던 불행에는 가족이 관련돼 있다’고 했어요.”

최 교수는 어린시절의 겪었던 심리적 상처가 쌓이게 되어 분노가 되고 이를 해소하지 못하면 공공의 장소에서 드러내게 된다고 지적했다. “공공의 장소에서 몰래 배설을 하거나 보복운전을 하는 사람들을 보면 대부분 내면이 약한 사람 즉, 상처가 많은 사람입니다. 현대사회에서는 부정적인 감정을 소화해 내는 사람이 바로 건강한 사람이며 행복한 사람입니다.”

최 교수는 5주 동안 강의를 통해 내면에 쌓인 분노를 건강하게 해소하는 방법에 대해 소개할 예정이다. 총 5강으로 마련된 이번 강좌는 1강. 가장 아픈 가족의 상처, 2강. 배우자 선택의 숨은 이유, 3강. 상처를 주고 받는 가족, 4강.행복한 가족의 비밀, 5강. 나와 가족을 보듬다 등으로 구성됐다. 이날 참석한 수강생들은 강의 내내 고개를 끄덕이면서 공감을 표시했다. 일부 수강생들은 열등감, 자식과의 심리적 갈등 해소법 등에 대한 질문을 하면서 관심을 나타내기도 했다.

이은숙 노원평생학습관 정보자료과장은 “독서의 계절 가을에 인문학 강좌가 많이 열리고 있는 데 특히 이번 강좌에는 수강생들이 평소보다 2배 이상 신청했다”며 “가족이라는 주제가 화두인 요즈음에 행복을 찾고자 하는 사람들이 많아서일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올해 3회째인 고인돌(고전인문학이돌아오다)은 서울시교육청 도서관 21곳과 서울시 중고등학교 30여 곳에서 12월까지 잇따라 열리고 있다. 세부 프로그램은 서울시교육청 평생교육포털 에버러닝(everlearning.sen.go.kr)을 참고하면 된다. 강좌는 무료이며 신청은 해당 도서관으로 문의하면 된다./장선화 백상경제연구원 연구위원

장선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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