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동주의 헤지펀드인 스타보드밸류가 인터넷 포털업체 야후의 사업재편 계획에 또다시 제동을 걸고 나섰다. 야후 대주주로서 머리사 메이어 야후 최고경영자(CEO)의 경영에 끊임없이 간섭해온 스타보드밸류가 알리바바 지분을 분사(spinoff)하고 야후재팬 매각을 중단하라는 종전의 입장을 바꿔 이번에는 알리바바와 야후재팬 지분을 보유하는 대신 야후의 핵심이기도 한 인터넷 사업을 매각하라고 요구한 것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8일(현지시간) 스타보드밸류가 이날 야후에 보낸 서한에서 메이어 CEO가 내년 1월을 목표로 추진 중인 알리바바 지분 분사 계획을 철회하고 대신 실적부진에 시달리는 인터넷 사업을 매각하라고 요구했다고 보도했다. 행동주의 투자자인 제프리 스미스 스타보드밸류 대표는 서한에서 거액의 세금폭탄을 맞을 수 있는 알리바바 지분 분사를 강행하는 것은 리스크가 너무 크다며 "현 계획을 고집할 경우 그에 따른 잠재적 대가가 너무 클 것"이라고 경고했다. 스미스 대표는 대신 실적이 부진한 야후의 인터넷 사업을 매각할 것을 요구했다고 WSJ는 전했다.
스타보드밸류는 올 초 야후가 200억달러 규모 이상에 달하는 알리바바 지분 15%를 '스핀코(SpinCo)'라는 회사로 이전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을 당시만 해도 "첫 단추를 잘 끼웠다"며 분사를 촉구했다. 지분매각으로 엄청난 세금을 내는 대신 면세가 되는 분사 방식을 택하면 주주 이익이 그만큼 높아지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후 미 국세청(IRS)이 분사에 대한 양도세 면세 규정을 변경할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기존 입장을 180도 바꿨다. 야후는 IRS의 면세적용 여부와 무관하게 분사 계획을 예정대로 추진한다는 입장이지만 당국의 확답을 받지 못한 상태에서 분사를 강행하다 수십억달러의 세금폭탄을 맞을 경우 주주 가치가 심각하게 훼손될 수 있다는 것이다. 스미스 대표는 서한에서 종전에 자신이 매각하라고 종용했던 야후재팬 지분과 알리바바 지분을 그대로 보유하고 대신 부진한 인터넷 사업을 팔라고 권고했다고 WSJ는 밝혔다.
야후에 대한 스타보드밸류 의 압박은 처음이 아니다. 행동주의 투자자인 스미스 대표는 올 초에도 야후에 공개서한을 보내 아메리카온라인(AOL)과의 합병과 야후재팬 지분 매각을 요구하는가 하면 야후가 CNN 인수를 검토한다는 보도에 즉각 반대 입장을 밝히는 등 야후 경영에 대한 간섭의 강도를 높여왔다. 이는 메이어 CEO 취임 이후에도 지속되는 경영난과 주가하락 때문으로 풀이된다. WSJ는 2012년 메이어 CEO가 취임할 당시 45억달러였던 야후 매출이 지난해에는 44억달러로 줄어들면서 투자자들의 압박이 점차 거세지고 있다고 전했다. 올 들어 뉴욕증시에서 야후 주가는 35%가량 하락한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