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들에게 바지는 쇼핑하기 매우 까다로운 아이템이다. 내 주변만 둘러봐도 다른 옷은 다 인터넷으로 사도 바지는 매장에 가서 입어보고 산다는 사람들이 한둘이 아니다. 진열된 모양만 봤을 때는 별 차이 없어 보여도 막상 입어보면 주머니의 위치나 바짓단의 미묘한 길이 차이에 따라 완전히 다른 ‘핏’을 연출하는 것이 바로 바지이기 때문이다. 모양만 예쁘다고 다가 아니다. 서 있을 때는 예뻐도 도저히 앉거나 다리를 굽힐 수조차 없는 바지를 만들어 파는 곳도 있다. 그래서 패션업계에는 “바지만 잘 만들어도 브랜드가 성공한다”는 이야기가 있을 정도다.
이번 체험기를 통해 만나본 패션그룹형지 크로커다일일레이디의 스테디셀러, ‘산소팬츠’(사진)는 이 같은 바지에 대한 여성들의 복잡한 고민과 요구사항을 읽어낸 제품이다. 증거는 소비자의 뜨거운 반응이다. 산소팬츠는 처음 출시된 2013년 봄부터 지난달 12일까지 무려 36만 장, 매출로는 320억원을 돌파했다. 고객들 사이에서 ‘한 번 입으면 끊을 수 없다’는 의미로 ‘마약팬츠’라는 별칭이 붙었다고 한다.
직접 산소팬츠를 입어보니 육아와 살림에 경제활동까지 1인 3역을 소화해야 하는 3050여성을 위한 실용적인 바지라는 크로커다일레이디 측의 설명에 고개가 절로 끄덕여졌다. 가볍고 신축성이 뛰어나면서 세탁 후에도 빨리 마르는 기능성 소재인 ‘마이크로 화이버’를 사용해 마치 아웃도어 제품을 입은 듯한 편안함과 쾌적함을 제공하면서도 디자인은 평범한 바지처럼 보여 출근할 때 입어도 전혀 무리가 없었다.
며칠씩 입어도 구김이 거의 가지 않았고 세탁 후에도 가볍게 털어서 말리면 다림질 없이 입을 수 있었다. 흡습 속건 기능과 항균 및 향취 기능이 있어 요즘처럼 습기가 많은 장마철에도 쾌적하다. 실제로 서울에 폭염 주의보가 내린 날 산소팬츠를 입고 취재를 다녔는데, 땀이 나는가 싶다가도 금방 말라 시원하고 보송보송한 느낌이 들었다.
그뿐만 아니다. 산소팬츠는 요즘 나오는 바지에 비해 밑위가 길다. 밑위가 짧은 바지는 다리가 길어 보이는 효과는 있지만 팔을 번쩍 들어 올리거나 허리를 굽히면 배나 속옷이 보여 난감할 때가 있었는데 산소팬츠는 이런 염려 없이 마음껏 움직일 수 있다. 또 한가지 마음에 들었던 부분은 넉넉하고 쭉쭉 늘어나는 주머니다. 최근 유행하는 바지는 매끄러운 선을 연출하기 위해 주머니 모양만 만들어 놓고 물건을 넣을 수 없는 경우가 다반사다. 주머니가 있다고 해도 워낙 작아서 스마트폰은 고사하고 열쇠 같은 작은 물건도 혹시 움직이다 빠지진 않을까 늘 불안해해야 했다. 그런데 산소팬츠는 주머니가 매우 깊어서 세로 길이 약 13.8㎝의 아이폰 6S가 완전히 들어갔다. 현장 취재를 나갈 때 스마트폰에 취재수첩, 스케줄러와 명함지갑, 펜까지 손에 들고 다니던 기자 입장에서는 큰 주머니가 너무도 반가웠다.
단 사이즈가 약간 크게 나와 정사이즈를 원하는 소비자라면 한 사이즈 작게 입을 것을 권한다. 제품을 받기 전 크로커다일레이디 관계자가 “사이즈가 넉넉하게 나왔다”고 알려왔지만 평소 옷을 크게 입는 편이라 원래 입던 치수를 요청했다. 그런데 내 예상보다 제품이 더 커서 바짓단을 몇 번 접어서 입고 다녔다.
9부는 블랙과 네이비, 화이트, 그레이, 레드 총 5가지 색상이 있으며 가격은 7만9,300원. 7부는 블랙, 화이트 두 가지 색상으로 가격은 6만9,300원. 고가의 기능성 원단을 사용했지만 일본 소재기업 ‘다이이찌’ 와 장기간 파트너십을 맺어 원단을 대량 구매함으로써 원가를 절감, 소비자 가격이 타사 대비 최대 35% 저렴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