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규어가 81년 브랜드 역사상 최초로 만든 스포츠유틸리티차(SUV) ‘F-페이스’는 ‘세련된 신사’ 같은 브랜드의 이미지를 고스란히 담았다. 세단과 스포츠카를 만들던 회사에서 만든 SUV답게 브랜드 DNA가 곳곳에 묻어난다.
지난 3일 강원도 인제 스피디움 서킷과 한계령 와인딩 구간, 한석산 오프로드 주행을 통해 F-페이스를 접했다. 스포츠카 F-타입에서 발전한 SUV답게 V6 3.0 인제니움 디젤 엔진을 장착한 30d 모델은 강력한 힘을 냈다. 이 차량은 최고출력 300마력, 최대토크 71.4㎏·m의 주행성능을 자랑한다. 재규어가 경쟁차로 꼽는 BMW ‘X5(258마력)’보다 힘에서 우위를 점했다.
특히 눈에 띄는 점은 단단한 차체다. 서킷과 한계령 와인딩 구간을 거침없이 달려도 차체는 도로 위를 움켜쥐듯 안정감있게 내달린다. 기본으로 탑재된 토크 벡터링 시스템과 전자식 파워 스티어링(EPAS)이 큰 역할을 한다. 특히 전지형 프로그레스 컨트롤(ASPC)은 날씨와 노면 상태에 상관없이 역동적인 주행을 이끈다. 한석산 오프로드 코스에서 경험한 ASPC는 저속 크루즈 컨트롤 기능을 통해 전날 비가 내려 미끄러운 길 위에서 페달을 밟지 않아도 안전하게 오르막을 치고 올라갔다. 다만 오프로드를 위해 탄생한 차가 아닌 만큼 F-페이스 오너가 거친 산길을 오를 가능성은 희박해 보인다.
F-페이스는 ‘XF’ 등 기존 재규어의 디자인 정체성을 이어가면서도 SUV답게 스포티한 디자인이 한층 더해졌다. 전장 4,731㎜, 전폭 1,936㎜, 전고 1,652㎜의 큰 차체를 갖춘 만큼 실내 공간도 넉넉하다. 퍼스트 에디션을 포함해 6개 트림으로 출시됐다. 가격은 7,260만~1억640만원이다. /인제=박재원기자 wonderful@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