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중앙지법 민사203단독 이종림 판사는 산업용 전기기기 제조업체 H사가 경비업체 ADT캡스를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 소송에서 H사 패소로 판결했다고 8일 밝혔다.
이 판사는 “절도법이 출입문이나 창문이 아니라 벽면을 뚫고 침입하는 상황은 일반적으로 예견하기 어려운 이례적인 경우”라며 “이런 침입 경로까지 대비하고 현장에 출동할 의무까지 ADT캡스에 있다고 보기 어렵다”고 밝혔다. 또 “H사는 경비업체와 상호 협의로 도난 사건이 일어난 벽면 등 구역은 열선 감지기의 범위 대상에서 제외한 것이기 때문에 절도 피해의 책임을 ADT캡스에 일방적으로 물을 수 없다”고 덧붙였다.
H사는 2013년 11월부터 ADT캡스에 도난을 방지하기 위한 보안 업무를 맡겼다. H사에 대한 절도 행위는 그로부터 2달 뒤인 2014년 1월 25∼27일 3번에 걸쳐 일어났다. 25, 26일 침입 시도는 ADT캡스가 회사 건물에 설치한 열선감지기에 감지돼 무위로 돌아갔으나 27일 절도는 막아내지 못했다. 절도범들이 용달 차량을 이용해 건물 뒷면의 벽을 뚫고 침입했기 때문이다. 이들은 상상 밖의 침투 방법으로 열선감지기의 감지 범위를 피했고 H사의 에나멜 각동선 등 7,680만원 상당 제품을 훔쳐 달아났다. H사는 도난 행위로 납품 기일까지 지키지 못해 총 1억680만원의 손해가 났다며 소송을 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