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장 사퇴를 요구하며 대학 본관에서 농성을 벌이고 있는 이화여자대학교 학생들에 대해 학교 측이 8일 안으로 농성을 해제해달라고 통보했다.
이화여대는 이날 오전 농성 학생들에게 공문을 보내 “본관 점거 농성이 장기화하면서 우려했던 학교 행정의 큰 차질이 현실화되고 있다”면서 “오늘 중으로 농성을 해산하고 본관 업무가 정상화될 수 있도록 협조해 주기를 거듭 요청한다”고 밝혔다.
이화여대가 직장인을 대상으로 한 단과대학인 미래라이프대학을 설립하려 하자 이에 반발한 학생들은 지난 달 28일부터 본관 점거 농성을 벌이고 있다.
이와 관련해 최경희 이화여대 총장은 지난 3일 “미래라이프대학 설립을 철회하겠다”고 밝혔지만 학생들은 최 총장의 사퇴를 요구하며 계속 농성을 벌이고 있다.
학생들은 본관 점거 농성 11일째인 지난 7일 성명을 통해 “비민주적인 학교 운영과 경찰의 학내 폭력 진압 사태에 대해 책임자인 최 총장은 공식적인 사과와 함께 9일 오후 3시까지 총장직에서 사퇴할 것을 강력하게 요구한다”며 “그렇지 않을 경우 10일 재학생과 졸업생이 참여하는 대규모 시위를 통해 강하게 대응할 계획이다”고 밝히면서 갈등의 골은 깊어지고 있다.
한편 농성 초기 이화여대 교수와 교직원 5명이 본관에 갇혀 있다 46시간 만에 경찰의 도움으로 빠져나왔으며, 이 과정에서 학교 측은 학생들이 감금을 했다고 주장해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사건을 맡은 서울 서대문경찰서는 감금 혐의에 대한 수사에 착수해 최근 교수와 교직원 등 4명을 피해자 신분으로 불러 조사했고, 곧 학생들도 소환해 조사할 예정이다. 경찰은 “감금은 불범 행위인 만큼 이를 주도한 학생들을 엄정히 사법처리 하겠다”고 예고했고, 학생들은 “교수와 교직원을 감금하지 않았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최 총장은 지난 5일 서대문경찰서를 방문해 “학내 사태와 관련해 본교와 감금됐던 교직원 전원은 본교의 학생 및 어떠한 관련자에게도 사법처리를 원하지 않는다”며 탄원서를 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