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량리역 인근에 위치한 미래에셋대우(006800) 청량리WM에는 제기동 약령시장, 깡통시장(청량리종합도매시장) 단칸 점포에서 자수성가한 고령 투자자가 다수다. 60세 이상이 대부분인 이들은 “예상보다 투자 성향이 공격적인 편이라 청량리WM의 주식자산 비중도 덩달아 높다”는 것이 조은철(사진) 미래에셋대우 청량리WM 프라이빗뱅커(PB)의 설명이다.
강남 등 서울 다른 지역에 비해 이들의 자산 규모는 5억~20억원대로 그다지 많지 않은 편이다. 조 PB는 “고객 대부분이 고령이다 보니 새롭게 뜨는 기업보다는 한국전력(015760)과 삼성전자(005930) 같은 전통의 대형주에 관심이 많다”고 설명했다. 포스코보다 ‘포항제철’, SK이노베이션보다 ‘유공’이 익숙한 어르신들이지만 조 PB는 관상과 사주풀이를 공통의 화제로 삼아 인맥을 늘려왔다.
주가연계증권(ELS), 사모펀드, 신주인수권부사채(BW) 같은 상품에 관심이 없는 이들에게 최근 조 PB가 가장 추천하는 상품은 ‘미래에셋글로벌다이내믹’ 등 자산배분 펀드, 혹은 꼬박꼬박 배당 수익을 챙길 수 있는 배당주 펀드다. 이외에도 28일로 판매가 마감되는 ‘미래에셋맵스미국부동산’도 부동산 가치 평가, 매입 후 관리 등에 할애할 여력이 많지 않은 청량리 자산가들 사이에서 호응이 좋았다는 설명이다.
조 PB는 “펀드도 ‘대마불사’ 원칙이 대체로 적용되기 때문에 설정액 1,000억원 이상의 큰 펀드를 주로 추천하고 시간을 헤지할 수 있는 적립식으로 가입하기를 조언한다”고 말했다.
그의 투자 원칙은 ‘깨지지 않는 투자’다. 이 같은 철칙을 고수하면서도 꾸준히 투자자들과 얼굴을 맞댄 덕분에 조 PB는 현재 미래에셋대우 청량리지점 관리자산의 절반가량을 끌어온 일등공신으로 꼽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