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대 체신부 차관과 2대 한국통신(현 KT) 사장 등을 역임한 이해욱(76) 전 KT 사장이 전세계 240개국을 모두 방문한 최초의 한국인으로 기록됐다.
KT는 이 전 사장이 240번째 국가인 아프리카 서해안의 영국령 세인트헬레나 섬 여행을 마치고 지난 2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입국했다고 4일 전했다.
정보통신부 퇴직 임직원 단체인 사단법인 정우회와 KT 출신 임직원 모임인 동우회 관계자들이 인천공항에서 이 전 사장의 입국을 환영하는 행사를 개최했다.
이 전 사장은 1964년 체신부에서 공직 생활을 시작해 차관까지 등극했다. 1990년 한국통신 사장으로 자리를 옮겨 1993년 3월에 은퇴한 바 있다.
그는 산부인과 의사였던 아내 김성심(75)씨와 함께 1993년 6월 유럽으로 첫 번째 배낭여행길에 올랐다. 이후 지금까지 총 240개국을 여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세계일주를 하는 이유에 대해 이 전 사장은 지난 2011년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그동안 아침부터 자정까지 일하면서 아내가 무슨 생각을 하고 사는지, 나에게 가정이라는 것이 있는지 회의가 들 때가 많았다”며 “은퇴하면 꼭 세계 여행을 하자고 다짐했다”고 전했다.
이 전 사장이 방문한 240개국은 유엔(UN) 국제표준화기구(ISO)가 독립국가로 분류한 나라들로 알려졌다. 그는 지난 2010년 192개 국가를 여행한 최초의 한국인으로 인정 받아 한국 기네스북에 오르기도 했다. 이후 6년 만에 ISO가 정한 240개국을 모두 여행한 것.
이 전 사장이 마지막으로 방문한 세인트헬레나 섬은 아프리카 대륙 서쪽에서 약 1900㎞ 떨어진 남대서양에 위치해 있다. 이 섬은 나폴레옹이 숨을 거둔 유배지로도 잘 알려져 있다.
그는 세인트헬레나 섬에 가기 위해 남아프리카공화국 케이프타운에서 올해 단 3회만 운행하는 우편운송선 ‘RMS 세인트헬레나호’를 타고 5박6일 간 남대서양을 항해한 바 있다.
이 전 사장은 여행작가로도 활동하고 있다. ‘세계는 한 권의 책’, ‘이해욱 할아버지의 지구별 이야기’ 등의 책을 출간했다. 또 서울을 비롯한 전국 주요 도시에서 해외여행 사진전을 개최했다.
[사진=KT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