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이 허용한 범위를 넘어 버스전용차로로 행진하며 시위를 벌인 행진시위 참가자에게 유죄 판결이 내려졌다.
6일 서울서부지법 형사2부(부장판사 박평균)는 지난 2011년 한진중공업 정리해고 철회를 요구하는 집회에 참가해 도로를 점거하고 도로교통을 방해한 혐의로 기소된 재능교육노조 사무국장 오모(41, 여) 씨에게 무죄를 선고한 원심을 깨고 벌금 30만 원을 선고했다.
오 씨는 지난 2011년 8월 27일 서울 도심에서 열린 한진중공업 정리해고 철회를 요구하는 집회에 참석했다. 다음날 새벽까지 이어진 집회에서 오 씨는 서대문구 재능교육노조 사무실부터 독립문 공원으로 이어진 차도를 점거해 행진시위를 벌였다.
당시 집회를 연 민주노총 금속노조는 경찰에 집회 및 행진 장소를 45개 구간으로 나눠 신고했고, 경찰은 그 중 2개 구간은 “버스전용차로를 제외한 편도 2개 차로를 이용해 신속히 진행하라”며 조건부로 허용했다. 그러나 오 씨를 비롯한 참가자들이 해당 구간에서도 버스전용차로를 점거해 행진한 것이다.
1심은 “오 씨가 신고 범위를 현저하게 이탈하거나 교통방해를 유발하는 직접적 행위를 하지 않았다”며 무죄 판결을 내렸지만, 항소심 재판부는 “오 씨는 행진이 금지된 버스전용차로로 행진함으로써 시위 조건의 중대한 위반에 가담해 교통방해를 유발하는 직접적인 행위를 했다”며 오 씨의 유죄를 인정했다.
/김영준인턴기자 gogundam@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