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이노베이션이 과감한 인수합병(M&A)을 통한 신성장 동력 발굴을 다시 한 번 선언했다. 이르면 연내 성과물을 내놓고 중국 등 해외 시장에 적극적으로 진출한다는 계획이다.
SK이노베이션의 차세대 먹을거리로 꼽히는 전기차배터리 사업은 생산 규모를 현재의 4배로 늘리는 방안을 추진하기로 했다.
차진석 SK이노베이션 재무본부장은 28일 3·4분기 실적 발표 후 진행된 컨퍼런스콜에서 “여러 M&A 옵션(선택지)을 두고 검토하고 있다”며 “이르면 연내 M&A와 관련해 시장과 소통할 기회가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밝혔다.
재계는 SK이노베이션의 자회사인 SK종합화학이 M&A 선두타자로 나설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 SK종합화학은 나프타분해시설(NCC) 업체인 중국 상하이세코의 지분 인수를 추진해왔다. 상하이세코는 브리티시페트롤리엄(BP)와 시노펙, 상하이석화공사가 각각 5대3대2로 지분을 보유한 회사이며 SK종합화학은 이중 BP 지분 전부 인수를 두고 협상을 벌여왔다.
만약 인수가 성사될 경우 그 규모는 2조원 이상일 것으로 예상된다. SK이노베이션이 시노펙과 합작해 설립한 NCC인 중한석화는 지난해 4,650억원에 달하는 영업익을 내 ‘성공신화’를 쓴 바 있다.
전기자동차와 관련된 사업에서도 대형 M&A에 나설 가능성이 있다. SK이노베이션은 지난 7월 배터리사업 관련 중국 사업실을 신설하고 현지 기업들과 합작을 위한 물밑 접촉을 벌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전기차 사업은 최재원 SK 수석부회장이 미래성장동력으로 점찍은 분야여서 ‘깜짝’ M&A가 성사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SK이노베이션은 이와 별도로 전기차배터리 생산 규모를 현재의 4배로 늘리는 공장 증설에 나설 계획이라고 이날 밝혔다.
이용우 SK이노베이션 B&I 경영기획실장은 이날 “현재 1GWh(기가와트시)인 연간 생산능력을 오는 2018년까지 3GWh 더 늘리는 증설계획을 세웠다”며 “증설되는 3GWh 중 800만MWh(메가와트시)는 최근 공급 계약을 맺은 메르세데스벤츠에 공급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현재 제1공장이 운영되고 있는 충남 서산에 제2공장이 새롭게 착공될 것으로 보인다. 이렇게 되면 SK이노베이션의 전기차배터리 공급 규모는 연 4만대 규모에서 16만대까지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SK이노베이션은 올 3·4분기 매출 9조7,030억원, 영업이익 4,149억원을 각각 기록했다고 이날 발표했다.
매출과 영업익은 전 분기와 비교해 각각 5.6%, 62.9% 감소했으나 누적 기준 영업익은 2조3,792억원으로 전년도 연간 영업이익 1조9,796억원을 넘어섰다.
SK이노베이션 관계자는 “유가 정체 상황에서 환율과 정제마진이 하락한데다 사상 최대 정기보수까지 진행하는 등 3·4분기 사업환경이 어려웠으나 화학사업과 윤활유사업 등 비정유 부문이 선전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