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9일 오후6시 서울 청계광장 등 도심 곳곳에서는 박근혜 대통령 하야와 ‘최순실 게이트’의 진상규명을 촉구하는 대규모 촛불집회가 열렸다. ★관련기사 28면
민중총궐기투쟁본부 주최로 열린 이날 집회에는 2만명(주최 측 추산, 경찰 추산 1만2,000명) 넘는 시민들이 참여해 뜨거운 분노를 표출했다. 수능을 20여일 앞둔 고교 3학년 학생부터 어린 자녀를 데리고 온 부부 등 각계각층의 시민들이 현장에 나와 박근혜 대통령 퇴진과 특검을 통한 성역 없는 수사 촉구에 한목소리를 냈다. 익명을 요청한 한 60대 남성은 “좌우와 진보·보수의 문제가 아닌 절벽 앞에 서 있는 국가 시스템, 국가 붕괴에 대한 우려 때문에 자발적으로 촛불을 들고 나왔다”고 말했다. 30대 직장인은 “더 이상 뭘 믿고 어찌 살아야 할지 막막하지만 이 위기를 넘고 다시 민주주의의 토대를 세우는 것도 결국 국민이라는 생각”이라고 전했다.
집회에는 이재명 성남시장과 송영길·박주민 더불어민주당 의원, 노회찬·이정미·김종대 정의당 의원 등 주로 야당 정치인들이 참가했다. 오후7시10분께 집회를 마친 시민들은 세종로사거리를 거쳐 청와대 방면인 광화문광장까지 행진했다. 이 과정에서 종로1가와 광화문광장 좌우 세종대로 전 차로가 한때 시위대에 점거되기도 했지만 다행히 인명피해나 큰 충돌은 없었다. 경찰은 이날 72개 중대, 약 8,000명의 병력을 투입했다. 한편 서울지방경찰청은 30일 전날 시위에 대해 “시민들이 경찰의 안내에 따르고 이성적으로 협조해주셔서 감사하다”며 이례적으로 입장자료를 발표했다. /김정욱·최성욱·김민정·박우인기자 mykj@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