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60년간 단절됐던 영국대사관 정문부터 후문까지 이르는 덕수궁 돌담길 일부가 시민이 걸을 수 있는 길로 개방된다.
서울시는 영국대사관과의 협의를 거쳐 1959년 영국대사관 점유 이후 끊어졌던 덕수궁 돌담길 170m 중 서울시 소유 100m(대사관 후문∼직원숙소) 구간을 개방한다고 14일 밝혔다.
단절된 돌담길 총 170m(대사관 정문∼후문) 중 70m(대사관 정문∼직원숙소)는 1883년 4월 19일 영국 대사관이 매입했고, 나머지 100m는 시 소유다.
영국대사관 측은 그 동안 이 지역이 한국 국민에게 중요하다는 점에는 공감했지만, 보안 문제 등을 이유로 개방에는 다소 소극적이었다. 이에 서울시는 지난 2014년 10월 영국대사관에 덕수궁 돌담길 회복 프로젝트 공동 추진을 제안, 이듬해 5월 양해각서를 체결했다. 이후 서울시와 대사관은 개방을 위한 본격 논의를 시작했다.
대사관 측은 본격적으로 돌담길 개방이 안전·보안에 미치는 영향 등을 조사·평가했고, 그 과정에서 지난해 10월 영국 외무부도 보안 전문가를 파견해 꼼꼼히 따져봤다. 서울시도 실무 협의를 통해 대사관 직원의 안전과 근무 환경 등을 보호하는 방안을 논의했다.
수 개월에 걸친 협의 끝에 대사관 측은 서울시 소유의 100m 구간은 개방하겠다는 의사를 전해왔다. 다만 대사관 소유 70m 구간은 보안상의 이유로 개방을 약속하지 않았다. 이에 따라 총 170m 중 서울시 소유 구간 100m만 반환하기로 최종 합의, 내년 8월 개방을 목표로 현재 영국대사관은 경계담장 재설치 작업 등 공사를 진행하고 있다. 서울시도 곧 보행로 조성 작업에 들어갈 예정이다.
서울시 측은 이번 개방에서 제외된 대사관 소유 70m구간에 대해서도 개방 방안을 계속해서 모색해 나간다는 구상이다.
김준기 서울시 안전총괄본부장은 “이번에 개방되는 돌담길은 문화재청에서 복원을 추진 중인 ‘고종의 길’ 110m와도 연결된다”며 “문화재청과 협의, 과거 회극문이 있던 덕수궁 담장에 출입문도 설치해 대한문을 통해 덕수궁에 들어온 시민들이 궁을 둘러보고 돌담길을 이용해 ‘고종의 길’ 혹은 덕수초등학교 방향으로 나갈 수 있도록 만들겠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