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지도부는 법인세 인상을 미루더라도 누리과정 예산을 확보해야 한다는 입장이지만 새누리당과 정부는 중앙정부가 누리과정 예산을 전액 부담할 수 없다며 맞서고 있다.
유일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28일 국회에서 민주당 소속 김현미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장과 김성식 국민의당 정책위의장을 만나 누리과정을 포함한 예산안의 조속한 처리를 당부했다. 그러나 야당이 추산하는 누리과정 부족 예산 1조9,000억원에 대해 정부가 전액 지원할 수 없다는 입장을 고수해 면담은 성과 없이 끝났다.
김현미 위원장실 관계자는 “정부는 부족한 누리과정 예산 중 5,000억원만 예비비를 동원해 지원할 수 있다는 입장”이라면서 “앞으로 누리과정 예산 부족 사태가 재발하지 않도록 중앙정부가 지방정부에 지급하는 교부세율을 높여야 한다는 야당의 입장과 거리가 멀다”고 설명했다.
다만 기재부 내부에서는 올해 예상보다 세수가 7조원 이상 더 들어왔기 때문에 누리과정을 위한 예비비 규모를 5,000억원 이상으로 늘리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다만 정부가 예비비를 덜컥 증액했다가 야당이 교부세율 인상까지 강력하게 요구할 수 있기 때문에 야당과의 논의에 소극적으로 나서는 전략을 쓰고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누리과정은 0~5세 영유아가 다니는 유치원과 어린이집의 교육과정을 통합하고 최종적으로는 정부가 보육료를 전액 지원하는 정책이다. 박근혜 대통령의 대선 공약이었으며 도입 이후 가정에서 키우던 영유아도 어린이집 등으로 몰리면서 필요한 예산 규모는 더욱 커졌다. 그러나 정부는 매년 세수 추계를 부풀렸다가 실제 세수가 줄어들면서 지방정부에 주는 예산을 줄였고 지방정부는 아예 누리과정 예산을 편성하지 않는 식으로 맞불을 놓았다. 그때마다 국회는 예비비를 동원해 부족한 예산을 메워왔다.
/임세원 권경원기자 why@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