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미애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11일 “이미 제안한 국회·정부 정책협의체를 통해 국정 공백을 막아야 하고 상시 국정보고 체계를 만들어 경제와 민생·안보를 이끌어야 한다”면서 “임시국회를 속히 열어 국민 불안을 해소하는 데 국회가 앞장서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는 국정 수습의 주도권을 황 대행이 아닌 국회가 가져야 한다는 뜻이다.
문재인 전 민주당 대표도 이날 입장문을 발표해 “정부는 국정의 안정적 관리를 위해 상시적으로 국회와 협의하며 협력을 구해야 한다”며 국회를 중심으로 혼란을 수습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안철수 전 국민의당 대표 역시 “황교안 대행체제에 대해 우려가 많은 것은 사실”이라며 “박근혜 정부식의 국정운영이 되지 않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황 대행은 지난 10일 한광옥 대통령비서실장으로부터 현안 보고를 받은 뒤 국무위원 간담회를 개최하며 국정 장악을 위한 일련의 작업을 신속하게 진행했다. 11일에는 서울 삼청동 총리공관에서 전날 내린 지시의 이행상황을 보고받으며 국정을 챙겼고 12일에는 대통령비서실 수석비서관들과 상견례를 한 뒤 본격적으로 청와대 조직 접수에 나선다.
이같이 황 대행이 국정운영에 의욕을 보이고 있지만 박 대통령 또한 헌법재판소로부터 탄핵심판 기각 또는 각하를 이끌어내 국정에 복귀하겠다는 의지가 분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때문에 청와대 비서실이 황 대행을 충분히 보좌하기가 난처한 입장에 처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한 정치권 관계자는 “황 대행은 야권의 압박과 박 대통령의 복귀 의지 사이에서 자칫 샌드위치 신세가 돼 이도 저도 못할 수 있다”면서 “그러나 황 대행은 처신이 대단히 노련한 사람이어서 상황 변화에 따라 균형을 찾아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맹준호·임세원·박형윤기자 next@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