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정치·사회

日 민간단체, 시드니 '평화의 소녀상' 철거 요구…"위안부는 큰돈 번 매춘부"

호주 시드니에 설치된 ‘평화의 소녀상’ /연합뉴스호주 시드니에 설치된 ‘평화의 소녀상’ /연합뉴스


호주의 한 일본인 민간단체가 시드니에 설치된 ‘평화의 소녀상’을 철거하라며 호주 인권위원회에 진정서를 제출했다.

일본인 민간단체 ‘호주-일본 커뮤니티 네트워크’(AJCN)의 야마오카 테쓰히데 대표는 14일(현지시간) 호주 ABC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우리는 정치 때문에 이런 일을 하는 게 아니고 지역의 부모들이 걱정하기 때문에 하는 것”이라며 ‘인종적 증오와 분열을 조장하는’ 소녀상을 철거하라는 진정을 제출했다고 밝혔다.


시드니 소녀상은 지난 8월 한인 밀집지역 인근의 애스필드 연합교회 뒷마당에 세워졌으며, 교회 조경 작업이 완료되면 교회 앞마당으로 옮겨질 예정이다.

AJCN은 지난 5월 시드니에 소녀상이 설치된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해당 교회와 교단, 시드니 한인회에 협박을 하는 등 훼방을 놨다.

이번 인권위 진정에는 인종차별반대법 조항을 내세운 것으로 알려졌다. 인종차별반대법 18C 조항은 ‘인종이나, 혈색, 혹은 국가나 민족을 이유로 다른 사람을 불쾌하게 하거나 모욕하는 표현, 또한 수치심을 주거나 위협적인 표현’을 범죄로 규정하고 있다.


AJCN은 진정서에서 소녀상을 두고 “이 상징물은 지역사회에 해가 되고 결과적으로 모욕 행위와 인종적 증오를 유발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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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마오카 대표는 또 소녀상은 순수한 기림비가 아니고 매우 정치적인 동기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비난했다.

한 일본계 여성도 “(위안부 피해자를) 성노예라고 하는 것은 부적절하다”며 “그들은 매춘부이기 때문에 큰돈을 벌었다”고 궤변을 늘어놨다.

소녀상 설치 공간을 제공한 애스필드 교회의 빌 크루즈 목사는 AJCN이 진정을 제출했다는 소식을 접하고 황당하다며 소녀상을 철거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는 입장을 보였다.

인권운동가이기도 한 크루즈 목사는 “이것은 일본인들을 반대하는 게 아니라 전쟁 중에 고통을 받은 여성들을 위한 것”이라며 “진정서를 제출하려면 하라”고 반발했다.

그는 그러면서 “소녀상은 희망에 대한 것이고 ‘이런 일이 결코 다시는 일어나지 않는 더 좋은 세상을 만들자’고 말하는 것”이라며 “소녀상 때문에 슬픔을 느낀다는 사람들은 정말로 나를 슬프게 한다”고 말했다.

/김영준인턴기자 gogundam@sedaily.com

김영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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