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은행이 영업 최전선인 서울 강남 1·2영업본부에 여성 본부장을 선임하는 등 자산관리(WM) 부문에서 승부수를 띄운다. 여성 본부장 2명이 동시에 강남 1·2본부에 선임된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파격적인 인사라는 평가가 나온다. 내년 경영전략을 WM 강화에 둔 우리은행이 고객 관리에 강한 여성 임원을 영업 접전지에 배치했다는 관측이다.
21일 금융권에 따르면 우리은행은 강남 1영업본부에 한미숙 본부장을, 강남 2영업본부에 정종숙 본부장을 선임했다. 타 은행이 PB센터를 개설하는 등의 방식으로 자산 관리를 강화하는 것과 달리 기존 지점 영업에서 자산 관리 인력을 전진 배치해 프라이빗뱅킹 부문을 강화한다는 구상이다.
강남 1·2영업본부는 서울 테헤란로를 남북으로 나눈 금융권 최대의 영업 격전지다. 또 두 임원은 각각 우리은행의 양대 라인인 상업은행·한일은행 출신의 대표적인 여성 리더로 이 격전에서의 승자는 우리은행의 차세대 여성 부행장으로 낙점될 것이라는 관측이 벌써부터 나온다.
1982년 입행한 한 본부장은 2013년 7월 지점장으로 승진한 후 지점평가지표(KPI)에서 그룹 내 1위를 다섯 번 달성하며 올 7월 본부장으로 특별 승진했다. 정기인사를 제외하고 지점장에서 본부장으로 승진한 최초의 사례다. 정종숙 강남 2영업본부 본부장은 1981년 입행해 2006년 4월 서울 도곡 지방지점장을 시작으로 갤러리아팰리스, 도곡스위트지점, 남역삼동금융센터 등 2010년 금융소비자보호센터 부장과 본부장으로 승진한 지난해 종로영업본부장을 빼면 거의 10년을 강남 영업에서 잔뼈가 굵은 ‘터줏대감’이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은행 영업에서 가장 많은 이익을 내는 강남 1·2본부에 여성 본부장을 선임한 것은 보수적인 은행권에서 이례적인 조치”라며 “성과 위주의 인사를 보여주는 사례로 걸출한 여성 본부장 선임이 조직에 건강한 긴장감을 주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에 선임된 18명의 본부장 중 강남 1·2본부를 제외하고도 용산영업본부장을 맡은 신영재 본부장 역시 여성이다. 또 다른 여성임원인 송한영 종로기업영업본부장도 전통적으로 남성의 영역으로 꼽히는 기업담당 영업 부문장에 선임돼 눈길을 끌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