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생활

[발언대] 이젠 편의점도 브랜드 경쟁시대

신상윤 BGF리테일 디자인팀장

신상윤 BGF리테일 디자인팀장신상윤 BGF리테일 디자인팀장




편의점을 이해하는 패러다임이 바뀌었다. 기존 판매자 중심의 ‘얼마나 다양하고 많은 상품을 준비했는가’에서 이용자 중심의 ‘얼마나 편안하고 즐거운가’로 초점이 맞춰졌다. 이는 지금까지 편의점의 가장 중요한 경쟁력이었던 접근성에서 탈피해 브랜드 간의 차별화를 꾀하는 계기가 됐다.

편의점 업계는 헤이루(HEYROO)·유어스(YOU US)·세븐셀렉트 등 PB 브랜드를 잇따라 선보이며 중장기적인 브랜딩 전략을 세우고 있다. 특유의 브랜드 아이덴티티를 담아 캐릭터를 개발하고 공모전까지 개최하는 등 고객과의 소통에 적극적이다.


편의점 브랜드 차별화의 핵심은 디자인이다. 여기서 말하는 디자인은 시각적인 호감도를 넘어 고객이 머물고 싶어하는 공간이 되기 위해 상품·서비스·시스템 등 유무형의 모든 요소를 아우르는 공감각적 혁신을 의미한다. 그동안 편의점을 비롯한 유통업계는 제조 분야와는 달리 디자인이라는 개념과는 조금 거리가 멀었다. 그러나 편의점이 생활 속 가장 가까운 소비채널로 자리매김하면서 브랜드 전략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고 최근 다양한 요소에서 디자인적인 새로운 변화가 시도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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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로 편의점 업계는 상품 패키지를 넘어 다채로운 공간 디자인을 통해 고객에게 새로운 경험과 편의 이상의 가치를 제공하고 있다. 거리공연이 많은 대학로의 ‘버스킹 편의점’, 여성고객이 많은 여대 인근의 ‘피팅룸과 파우더존’, 관광객과 클러버가 많은 이태원의 ‘물품보관함’ 등이 대표적이다.

차별화된 품질과 함께 감각적인 디자인으로 무장한 PB상품들은 갈수록 주목받고 있다. CU의 경우 헤이루 브랜드가 2016년 우수디자인(GD)으로 선정되는가 하면 지난달에는 유통업계 최초로 ‘대한민국디자인대상’ 디자인경영 부분에서 대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편의점은 더 이상 천편일률적인 공간이 아니다. 엄마들의 카페가 되고 직장인의 런치뷔페가 되고 초등학생들의 냉장고가 되는 곳이다. 편의점은 다양한 고객의 라이프스타일과 소비성향에 최적화된 공간이 되기 위해 끊임없는 디자인 혁신을 시도하며 소비자 생활의 질을 높이고 있다. 편의점도 이제 브랜드를 파는 시대가 온 것이다.

신희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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