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 여파로 가금류 살처분 마릿수가 3,000만 마리에 육박했다.
다만 의심 신고는 엿새째 많이 늘어나지 않으면서 진정세를 보이고 있다.
2일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최초 의심 신고 이후 49일째인 이날 0시 현재 전국적으로 살처분된 가금류는 총 2,998만 마리로, 3,000만마리에 육박한다.
국내 전체 가금류 사육규모(1억6,525만 마리)의 18%를 웃도는 수준이다.
과거 피해가 가장 컸던 2014~2015년의 경우 517일간 1,937만 마리가 살처분됐던 것을 고려하면 이번 AI 사태는 최단 기간 내 최악의 피해를 기록할 전망이다.
가금 종류별로 보면 닭 중에서도 알 낳는 닭인 산란계의 피해가 가장 심각하다. 전체 산란계 사육규모의 32.1%에 해당하는 2,245만 마리가 살처분됐다.
번식용 닭인 산란종계의 경우 전체 사육규모의 절반 가까이에 해당하는 41만 마리가 도살됐다. 병아리가 산란용 닭으로 자라기까지 반년 이상 걸리는 점을 고려하면 계란 수급 불안 장기화는 불가피할 전망이다.
다만 신규 의심 신고는 일주일 가까이 크게 늘지 않고 있어 당국은 진정 국면에 접어든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12월 27일 1건, 28일 0건, 29일 1건, 30일 2건, 31일 1건, 1일 2건 등으로 엿새째 0~2건을 기록하고 있다.
AI가 한창 확산할 때 신고 건수가 10~14건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많이 줄어든 것이다.
야생조류 확진 건수도 이틀째 새로 나오지 않아 총 33건(H5N6형 32건, H5N8형 1건)을 유지하고 있다.
한편 경기도 포천에서 고병원성 AI에 감염된 고양이가 발생함에 따라 대국민 인체감염 예방수칙을 발표한 당국은 폐사체로 발견된 고양이가 사육됐던 가정집에서 10㎞ 내 농장 등 시설에 대해 소독 조치를 하고, 인근 지역에서 폐사체를 수거해 AI 감염 여부를 검사하고 있다.
AI에 감염된 고양이와 접촉한 집주인 등 12명은 현재까지 별다른 특이사항이 없다고 당국은 밝혔다./세종=박홍용기자 prodigy@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