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재정부가 12일 외국환평형기금채권 10억달러 발행을 전격 결정했다.
기재부는 유일호 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이 뉴욕 맨해튼에서 11일(현지시간) 한국 경제 설명회를 개최한 직후 금융시장 상황이 호의적이어서 외화표시 외평채를 발행하기 위한 ‘발행개시 발표(Deal Announcement)’를 블룸버그에 게시했다고 밝혔다. 기재부는 시장이 열려 있는 아시아부터 기관들의 주문을 받기 시작해 12일 뉴욕 금융시장까지 외평채 발행을 진행, 최종 발행 금리와 규모는 한국 시간 기준 13일 새벽께 확정될 것으로 예상했다.
기재부는 산업은행과 삼성증권 등 국내 금융회사와 골드만삭스·HSBC·JP모건 등 총 7개 기관을 주간사로 선정해 미 달러화 표시 형태로 10년 만기 외평채를 10억달러 발행한다는 목표를 세워놓고 있다. 달러화 표시 외평채는 지난 2014년 6월 10억달러 규모로 만기 30년물을 발행한 후 2년 6개월 만에 처음이다.
월가에서는 이날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의 기자회견 이후 미 10년물 국채 수익률이 일부 하락하며 2.369%를 기록해 가산금리를 고려하더라도 한국의 외평채가 3% 안팎에서 역대 최저 금리로 발행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전망했다.
해외 투자은행(IB)들은 한국의 외평채 발행 규모가 최대 10억달러로 벤치마크 수준을 달성하는 물량이면서도 규모가 아주 큰 편은 아니어서 시장수요가 충분하다고 평가했다. 송인창 기재부 국제경제관리관은 “외환보유액 규모가 3,700억달러가 넘기 때문에 추가로 달러를 확보하기 위한 외평채 발행은 아니다”라면서 “향후 한국전력이나 수출입은행 등이 외화채권을 발행하는 데 벤치마크 역할을 하기 때문에 발행금리를 조금이라도 낮춰 금융비용을 줄이는 데 이번 외평채 발행의 의미를 두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유 경제부총리는 이날 낮 뉴욕 인터콘티넨탈호텔에서 외국 투자자 15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한국 경제 설명회에서 “(한국의) 가계부채는 증가하고 있지만 증가율은 확실히 줄일 수 있다고 본다”고 강조했다. 그는 박근혜 대통령 탄핵소추에 따른 한국 경제상황에 대해서도 “정치적 파장은 최소한이 될 것으로 생각한다”며 “금융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별로 없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뉴욕=손철특파원 runiron@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