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약품의 사정에 정통한 업계 고위관계자는 18일 “1·4분기나 2·4분기에는 중단됐던 얀센의 임상이 재개될 것”이라며 “구체적인 상황이나 문제는 상대방(얀센) 입장이 있기 때문에 더 구체적으로 밝히기 어렵다”고 전했다.
지난해 12월 얀센은 자사가 개발 중인 당뇨치료제 ‘JNJ-64565111’의 임상시험 환자 모집이 유예(suspended)됐다고 공지했다. JNJ-64565111은 한미약품이 지난 2015년 11월 얀센에 계약금 1억5,000만달러(약 1,160억원)를 포함해 총 9억1,500만달러를 받기로 하고 수출한 신약후보 물질이다. 이 소식이 전해지자 한미약품 주가는 전날보다 10.7%나 폭락했다. 단순히 JNJ-64565111뿐 아니라 한미가 최대 강점으로 내세우는 랩스커버리 기술에 문제가 있는 것 아니냐는 해석 탓이다. JNJ에도 랩스커버리 기술이 들어갔다.
실제 한미는 지난해 11월 사노피로 기술수출한 당뇨 신약 ‘에페글레나타이드’의 임상 3상 시작 시점을 지난해 4·4분기에서 올해로 연기했다. 공장 증설이 늦어져 임상시약 생산도 지연됐다는 것인데 전문가들은 여기에도 랩스커버리 기술이 적용됐다는 점에서 이 기술의 수율이 생각보다 떨어지는 것 아니냐고 추정해왔다. 쉽게 말해 실험실에서 한두 번 만들 때는 문제가 없지만 생산량을 늘리면 이를 구현해내지 못한다는 얘기다.
하지만 얀센이 임상을 다시 시작하게 되면 이 같은 우려는 일부 덜어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관순 한미약품 사장도 최근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JP모건 헬스케어 콘퍼런스’에서 “랩스커버리는 상업화가 가능한 수율”이라며 “랩스커버리 기술의 일부 문제는 스케일 업(scale up·연구실 수준의 생산 규모를 대규모로 확대하는 것) 과정에서 이를 안정화할 때 생기는 현상에 불과하다”고 밝힌 바 있다.
다만 임상재개를 가지고 전체적인 상황을 판단하기에는 이르다는 분석이 많다. 임상을 다시 시작하더라도 중단될 수 있고 최종 상업화까지는 갈 길이 멀기 때문이다. 바이오업계의 관계자는 “당분간은 인내심을 갖고 진행상황을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