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창규(사진) KT 회장이 26일 최고경영자(CEO) 추천위원회의 결정을 통해 사실상 연임 기회를 잡으면서 그가 지난 3년의 임기 중 힘썼던 신산업 발굴 작업에 한층 가속도가 붙게 됐다.
황 회장이 취임 후 주력했던 사업은 5세대(5G) 이동통신서비스를 세계 최초로 도입하겠다는 것과 인공지능(AI), 사물인터넷(IoT) 등 신기술 분야에서의 신사업을 개척하겠다는 내용이었다. 특히 5G 사업의 경우 KT가 당초 발표했던 오는 2020년보다 1년 앞당겨 2019년부터 상용서비스를 개시하기로 한 상황이어서 한층 적극적인 투자와 연구개발(R&D)이 절실한 상황이다. 따라서 황 회장의 연임은 적극적인 투자개발을 위한 안정적 리더십 발판 마련이라는 점에서 KT의 경영에 긍정적인 요인이 될 것으로 업계는 분석하고 있다.
AI 등의 첨단서비스 개발 차원에서도 황 회장의 방대한 인적 네트워크와 노하우가 큰 보탬이 될 것으로 보인다. 업계 관계자는 “현재 AI 산업은 어떤 대기업도 혼자서 이룰 수 없는 신세계”라며 “따라서 국내외 기업들과의 협력을 통한 생태계 조성, 기술 표준화 논의가 필요한데 삼성전자 재직시절부터 정보통신업계와 경제계에 폭넓은 인맥을 둔 황 회장이 연임한다면 AI 생태계 조성에서도 KT가 주도적인 역할을 할 지렛대를 잡게 된다”고 평가했다.
경영실적면에서도 황 회장이 지휘봉을 계속 쥐는 것은 호재로 보인다. 황 회장은 임기 중 흑자전환에 성공했으며 한때 186%에 달했던 회사의 부채비율을 지난 2016년 3·4분기 현재 130%대까지 개선시켰다. 현재와 같은 수익구조가 안정적으로 유지된다면 재무건전성은 한층 좋아질 것으로 증권가는 내다보고 있다. 무엇보다도 황 회장이 전면에 내세운 초고속 인터넷 사업(일명 기가인터넷 프로젝트)이 성공해 시작 2년 3개월 만에 250만가구의 가입자가 유치됐으며 인터넷TV(IPTV) 분야에서도 국내 1위 점유율을 지키고 있다는 점이 안정적 경영의 기틀이 됐다. 황 회장은 현재의 4세대(4G) 이동통신서비스보다 최대 20배여가량 빠른 5G 서비스 도입에 성공할 경우 이를 바탕으로 지능형네트워크 플랫폼을 주도하겠다는 목표를 세우고 있다.
황 회장의 과제는 이제 실적 개선을 넘어 경영구조를 질적으로 향상시키는 일이다. 과거 KT는 CEO가 바뀔 때마다 대규모 인력 구조조정을 단행하는 인건비 절감 방식으로 실적을 올리는 제 살 깎아 먹기를 했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따라서 황 회장은 고용을 창출하면서도 임직원들이 고부가가치를 낼 수 있는 방향으로 조직문화와 사업구조를 혁신하는 리더십을 발휘해야 과거 CEO들과 차별화할 수 있다고 업계는 제언하고 있다. 또한 이통사는 아무리 경영을 잘해도 안방에서만 활개치는 ‘내수기업’이라는 국민들의 지적을 무겁게 받아들이고 해외에서도 정보통신 분야의 대기업으로 활약하기 위한 발판을 마련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조양준기자 mryesandno@sedaily.com
◇황창규 회장 취임 전후 KT경영실적 및 전망
연도 | 2013 | 2014 | 2015 | 2016 | 2017 |
매출 | 23.8 | 22.3 | 22.2 | 22.5 | 23.3 |
영업이익 | 0.8 | -0.4 | 1.2 | 1.4 | 1.4 |
*천억원미만 단위는 절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