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IT

실적 좋지만 신규 가입자 줄고…이통사 '불황형 흑자'

이통시장 사실상 포화 상태

'1인 다회선' 유치 경쟁 예고



국내 이동통신 3사가 지난해 실적을 연이어 발표하는 가운데, 실적은 호조지만 막상 가입자 증가는 둔화하는 ‘불황형 흑자’의 양상을 나타내고 있다.

이동전화 시장이 사실상 포화 상태여서 가입자 경쟁이 점차 무의미해지고, 지난 2014년부터 시행 중인 단말기 유통구조 개선법(단통법)의 영향으로 가입자 유치 싸움이 이전보다 많이 줄어든 탓으로 분석된다.


2일 LG유플러스에 따르면 이 회사는 지난해 매출 11조4,510억원, 영업이익 7,465억원을 기록해 전년인 2015년보다 각각 6.1%, 18.1% 증가했다. 이 회사의 연간 영업이익이 7,000억원을 넘은 것은 지난 2010년 이후 처음이다. 전날인 1일 KT도 지난해 매출이 22조7,437억원, 영업이익 1조4,400억원으로 각각 전년보다 2.1%, 11.4% 늘어나 호조를 보였다고 공시했다. 증권가에서는 오는 3일 실적을 발표하는 SK텔레콤이 연간 예상 매출액은 17조888억원, 영업이익 1조6,113억원으로 전년보다 감소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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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이통사 수익의 ‘근간’이라고 할 수 있는 무선 매출은 성장 폭이 작다. KT의 작년 무선사업 매출은 전년 대비 0.6% 증가한 7조4,183억원이며, LG유플러스는 2.1% 성장한 5조4,320억원이다. 무엇보다 가입자 증가가 미미한 수준이다. KT는 지난 한 해 동안 85만명, LG유플러스는 109만명의 무선 가입자를 늘렸을 뿐이다. 단통법 시행 전인 지난 2014년 1월 한 달 동안만 다른 통신사로 옮긴 번호이동 숫자가 114만9,900명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적은 수치다. 업계에서는 지난해 이통 3사의 마케팅 비용이 2015년보다 약 3,100억원 감소한 것으로 추정하는데, 이 같은 비용 감소가 실적 호조의 큰 원인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이동통신사의 한 임원은 “전통적인 이동전화 가입자 경쟁 시장은 이제 끝났다고 볼 수 있다”며 “앞으로 사물인터넷(IoT)의 영향으로 가입자 1명이 다회선을 갖게 되는 방식으로 가입 양상이 달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조양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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