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한미 군 당국이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부지인 경북 성주골프장의 환경영향평가에 돌입한 것으로 확인됐다.
16일 군 관계자는 “성주골프장에서 환경영향평가를 위한 현장 조사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문상균 국방부 대변인은 ‘환경영향평가 현장 조사를 하고 있는가’라는 물음에 “필요한 부분은 하고 있다”며 “(부지) 설계가 돼야 진행하는 부분도 있기 때문에 그것이 된 이후 본격적으로 할 것”이라고 전했다.
환경영향평가는 현지 주민들의 관심이 집중되는 사안으로 사드 체계가 인체와 농작물 등 주변 환경에 미칠 수 있는 영향을 밝히는 절차다. 사드 배치에 반대하는 주민들은 사드 체계의 사격통제용 레이더에서 나오는 전자파가 인체와 농작물에 악영향을 줄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
국방부는 작년 12월 사드 부지의 환경영향평가를 수행할 업체를 선정했다. 이 업체는 올해 1월부터 환경영향평가를 실시하기 위한 서류 준비작업을 해오다 지난달 28일 국방부가 롯데로부터 성주골프장을 넘겨받은 직후 현장 조사를 하기 시작한 것으로 전해졌다.
국방부는 사드 배치 전후와 부지 공사 등 단계별로 나눠 객관적인 환경영향평가를 실시해 결과를 둘러싼 논란이 없도록 한다는 방침이다. 평가 결과가 나오면 사드 레이더 주변 안전거리를 비롯한 구체적인 운용 지침도 정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국방부는 성주골프장 사드 부지의 경우, 면적 33만㎡ 이하의 소규모 환경영향평가 대상인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문 대변인은 “소규모 환경영향평가로 용역을 맡겼고 최종적인 판단은 한미가 (부지 공여 단계에서) 협의해 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지난 7일 미군은 사드 요격미사일을 쏘는 차량형 이동식발사대 2기를 경기도 오산기지로 공수하며 사드 체계 전개작업에 돌입했다. 미군은 사드의 사격통제용 레이더, 요격미사일, 교전통제소, 발전소 등 나머지 주요 장비들도 한국에 반입할 계획이다. 사드 레이더가 이날 오전에 오산기지에 도착할 것이라는 언론 보도가 나오기도 했지만 이는 사실이 아닌 것으로 파악됐다.
한미 군 당국이 사드 부지 준비와 사드 배치작업을 함께 진행하는 것을 두고 5월 9일로 확정된 조기 대선을 앞두고 사드 배치를 기정사실화 하기 위한 ‘알박기’가 아니냐는 분석도 제기된다. 이에 군 관계자는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이 빠른 속도로 강화됨에 따라 기존 계획의 큰 틀 안에서 사드 작전운용 시점을 최대한 앞당기기 위한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김민제 인턴기자 summerbreeze@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