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약·바이오 사업은 단순히 연구개발(R&D)의 확장이 아니라 CJ그룹의 미래 성장을 선도할 수 있는 신사업입니다. 그동안 축적해온 R&D 역량을 바탕으로 ‘강한 기술력을 가진 제약기업’으로 거듭나야 합니다.”
강석희(사진) CJ헬스케어 대표는 지난 1일 서울 중구 CJ인재원에서 열린 창립 3주년 기념식에서 이 같은 방향을 제시했다. CJ헬스케어는 30년간 CJ제일제당의 제약사업을 이끌어온 R&D 역량으로 글로벌 전문 제약기업으로 성장하겠다는 비전을 내걸고 2014년 4월1일 공식 출범했다. 올해는 ‘CJ제일제당 30주년, CJ헬스케어 3년’을 맞아 혁신 신약 개발에 총력을 기울일 방침이다.
강 대표는 “지난해는 매출 5,200억원과 영업이익 700억원을 달성한 의미 있는 해였다”며 “혁신 신약을 보유한 글로벌 제약기업으로 성장해 오는 2020년 매출 1조원, 해외 비중 30%를 달성하자”고 강조했다. 이어 “합성 신약을 넘어 항체 신약 등 바이오 신약 개발에도 역량을 집중할 방침”이라며 “R&D를 통한 수익성 있는 미래 성장이 달성되도록 조직문화를 혁신해나가겠다”고 밝혔다.
현재 CJ헬스케어가 개발 중인 신약은 위식도역류질환 치료제 ‘CJ-12420’과 항구토제 ‘NEPA’, 만성변비 및 과민성대장증후군 치료제 ‘CJ-14199’, 류머티즘관절염 치료제 ‘JAK Inhibitor’ 등이다. 위식도역류질환 치료제와 항구토제는 임상 3상에 들어간 상태이며 과민성대장증후군 치료제와 류머티즘관절염 치료제는 현재 전임상 단계다.
CJ헬스케어는 지난해 10월 국내 개발과 동시에 중국 제약사 뤄신사에 1,000억원 규모의 위식도역류질환 신약 CJ-12420의 기술수출 계약을 체결했다. 이는 한중 제약업계에서 단일품목 기술수출 계약 가운데 최대 규모다.
CJ헬스케어는 혁신 신약 개발에 힘을 집중하면서 전면적으로 조직을 개편했고 이 과정에서 R&D 조직을 강화했다. R&D 전략 및 연구, 임상개발 및 사업개발을 총괄하는 R&D·사업개발본부를 신설함으로써 기존 R&D 조직을 확대 정비했다. 초대 본부장으로는 CJ제일제당 바이오의약전략실장을 지낸 김병문 부사장을 선임했다.
특히 강 대표가 복귀한 2015년부터는 공격적인 R&D 투자를 감행하며 업계의 주목을 받았다. 1988년 제일제당 제약산업본부로 입사해 10년 넘게 ‘제약통(通)’으로 입지를 다졌던 강 대표에게 CJ헬스케어는 친정이나 다름없는 곳이다. 2004년 CJ미디어(현 CJ E&M)로 자리를 옮긴 후 2005년 CJ미디어 대표, 2009년 CGV 대표, 2013년 CJ그룹 경영지원총괄 부사장 등 그룹 내 주요 요직을 두루 거치며 성공신화를 쌓았고 창립 1주년을 맞은 2015년 친정의 수장으로 화려하게 돌아왔다.
창립 3주년을 앞둔 지난달 29일에는 기존 강석희·곽달원 공동대표 체제가 강석희 단독대표 체제로 전환되며 강 대표에게 힘이 실렸다. 강 대표가 추진해왔던 신약 파이프라인 강화, R&D 투자 등이 더욱 힘을 받게 된 셈이다.
강 대표는 “신약 후보물질을 지속적으로 발굴해 파이프라인을 확대해야 한다”고 강조해왔다. CJ헬스케어의 ‘오픈 이노베이션’ 활동이 활발해질 것으로 관측되는 이유다. CJ헬스케어는 국내외 역량 있는 벤처사들을 초청, R&D 중인 신약 후보물질 등에 대해 의견을 나누는 ‘R&D 오픈 이노베이션 포럼’을 지난해부터 연 2~3회꼴로 진행하고 있다. 지난해 포럼을 통해 국내 벤처사인 와이바이오로직스와 이중타깃항체 의약품 공동 R&D 계약을 체결하는 등 실질적인 성과도 거뒀다. 투자회사인 타임와이즈인베스트먼트와 152억원 규모로 조성한 ‘바이오 헬스케어 펀드’를 통한 유망 벤처 발굴과 기술 투자도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이 회사는 올해 3월 치매 치료 항체 신약을 개발 중인 뉴라클사이언스에 20억원을 투자하며 바이오 벤처 투자에 첫 삽을 떴다.
특히 올해는 연내 상장을 목표로 하고 있는 만큼 가시적인 성과가 기대된다. 업계에서는 기업공개 시 CJ헬스케어의 시가총액이 1조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