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정치일반

[대선 D-4 사전투표 1,000만명 넘었다] 文 "충성도 높은 지지자 몰려" 安 "호남 투표율 높아 고무적"

■사전투표 누구에게 유리한가

洪 "샤이보수 움직이기 시작"

대선주자들 아전인수식 해석

투표율 영남보다 호남 높지만

보수 유권자 본투표 더 선호

'특정후보에 유리' 판단 어려워

19대 대통령선거 사전투표 둘째 날인 5일 서울 광진구 구의제2동 주민센터에 마련된 사전투표소에서 한 시민이 아이의 손을 잡고 투표하고 있다.  /권욱기자19대 대통령선거 사전투표 둘째 날인 5일 서울 광진구 구의제2동 주민센터에 마련된 사전투표소에서 한 시민이 아이의 손을 잡고 투표하고 있다. /권욱기자




어린이날인 5일 아이들과 함께 서울 광진구 구의제2동 주민센터에 마련된 사전투표소를 찾은 젊은 부부가 소중한 한 표를 행사하고 있다.  /권욱기자어린이날인 5일 아이들과 함께 서울 광진구 구의제2동 주민센터에 마련된 사전투표소를 찾은 젊은 부부가 소중한 한 표를 행사하고 있다. /권욱기자


인기 걸그룹 티아라의 은정(왼쪽부터)·효민·큐리가 대선 사전투표 둘째 날인 5일 서울 청담동 사전투표소에서 투표용지를 넣으며 포즈를 취하고 있다. /연합뉴스인기 걸그룹 티아라의 은정(왼쪽부터)·효민·큐리가 대선 사전투표 둘째 날인 5일 서울 청담동 사전투표소에서 투표용지를 넣으며 포즈를 취하고 있다. /연합뉴스


5일 서울역 대합실에 마련된 남영동 사전투표소에서 여행객을 비롯한 시민들이 줄지어 투표에 참여하고 있다. /권욱기자5일 서울역 대합실에 마련된 남영동 사전투표소에서 여행객을 비롯한 시민들이 줄지어 투표에 참여하고 있다. /권욱기자




어린이날인 5일 해외여행을 떠나는 시민들이 인천공항 사전투표소에 몰리면서 투표 대기시간이 1시간으로 늘어났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부랴부랴 5개에 불과했던 기표소를 17개로 늘렸다.

서울역에서는 투표 시작 시각인 오전6시 이전부터 사전투표소 앞에 대기행렬이 늘어서는 진풍경이 벌어졌다. 투표 시작 불과 2시간 만인 오전8시에 1,000여명이 한 표를 행사했다. 인천공항과 서울역 투표소 앞은 손등에 ‘인증’ 도장을 찍고 투표소를 배경으로 인증사진을 찍는 시민들로 북적였다.


올해 대통령선거 사전투표율 26.06%는 지난해 4월 치러진 20대 국회의원선거 사전투표율 12.19%, 2014년 6회 지방선거 사전투표율 11.49%의 두 배를 웃도는 수치다. 일반적으로 총선이나 지방선거보다 대통령선거의 투표율이 높다는 점을 감안해도 유권자 4명 중 1명 이상이 사전투표에 몰린 현상은 이례적이다.

정치권에서는 선거 당일 투표소에 가지 못하는 피치 못할 사정으로 사전투표를 택하는 유권자를 5%가량으로 본다. 하지만 올해는 사정이 다르다. 근로자의날(1일), 석가탄신일(3일), 어린이날(5일)에 이은 주말과 어버이날(8일)까지 겹친 황금연휴에 국내외 여행을 즐기기 위해 사전투표를 택한 유권자가 확 늘어난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 이번 연휴 기간에 해외여행을 가는 시민은 100만명을 넘을 것으로 추산된다.


소신투표자의 존재도 사전투표율을 높인 요인으로 꼽힌다. 일찌감치 어떤 후보에게 표를 줄지 결정한 유권자가 본 투표일까지 고민하지 않고 사전투표에 몰린 것이다. 소신투표자가 늘어난 배경에는 대통령 탄핵사태와 촛불집회가 자리 잡고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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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종찬 리서치앤리서치 본부장은 “탄핵 국면이 투표 의지를 높였다”며 “특히 젊은 층에서 이런 현상이 두드러지는 것 같다”고 말했다. 김용철 부산대 교수는 “탄핵 국면에서 드러난 우리나라의 여러 문제를 개선해야 한다는 유권자의 의지가 발현됐다”며 “따뜻한 날씨도 영향을 미친 것 같다”고 했다.

각 후보는 사전투표 열기가 자신에게 유리하다며 ‘아전인수’ 격 해석을 내놓는다.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후보 측은 “사전투표자 가운데는 상대적으로 ‘충성도’가 높은 문 후보의 지지자들이 많을 것”이라며 기대감을 표했다. 홍준표 자유한국당 후보 측은 “대통령 탄핵 이후 숨었 있던 샤이 보수가 움직이기 시작한 것”이라고 했고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 측은 지지기반인 호남의 투표율이 높은 점에 주목하고 있다.

지역별 투표율을 보면 세종이 34.48%로 가장 높고 전남(34.04%)과 광주(33.67%), 전북(31.64%)이 뒤를 이었다. 반면 대구(22.28%), 경북 (27.25%),부산(23.19%)은 전국 평균을 밑돌았다. 투표 의지가 사전투표율에 반영된다고 가정하면 ‘진보의 성지’로 불리는 호남이 ‘보수의 중심’인 영남보다 투표 의지가 높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연령대별 투표율은 9일 본 투표가 끝난 뒤 집계된다.

하지만 사전투표가 어느 후보에게 유리한지 입증된 바는 없다.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의견이 엇갈린다. 배종찬 본부장은 “사전투표율이 높다고 해서 전체 투표율도 올라간다는 보장은 없다”고 했다. 언제 투표하느냐의 차이만 있을 뿐 어차피 투표장에 나오는 사람 수는 정해져 있다는 것이다. 보수 성향 유권자의 경우 사전투표보다는 본 투표를 선호한다는 분석도 있다. 배 본부장은 “다만 유독 유권자의 관심이 큰 이번 대선에서는 높은 사전투표율이 부동층을 투표장으로 끌어내는 ‘견인 효과’를 유발할 가능성이 있다”며 “투표율이 높아지면 과거 젊은 세대의 낮은 투표율로 고전하던 진보 성향 후보의 불리함이 사라진다고 봐야 한다”고 말했다. 김용철 교수는 “투표율이 높다는 것은 진보와 보수가 각각 결집하고 있다는 방증”이라며 “투표율이 높을수록 문 후보와 홍 후보에게 유리하고 중간지대인 안 후보는 불리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능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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