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모건스탠리는 지난 2000년대 초반부터 한국 부동산 시장에 투자해 큰 수익을 거둔 대표적인 외국계 투자자로 꼽히지만 아픈 기억도 갖고 있다. 2007년 사상 최고가인 9,600억원을 투자해 매입한 서울스퀘어(옛 대우센터빌딩)를 2010년 수천억원의 손실을 보고 싱가포르계 투자자인 알파인베스트먼트에 매각했던 것이다. 모건스탠리는 이를 끝으로 한국 시장에서 철수했으며 서울스퀘어는 아직도 외국계 투자자의 한국 대형 부동산 첫 실패 사례로 회자되고 있다.
외국계 투자자에게 아픈 기억으로 남아 있지만 서울역 주변에 대한 기대감이 다시 높아지고 있다. 개장을 앞둔 서울역 고가공원과 오는 2023년 개통하는 광역급행철도(GTX) 등 서울역 주변 사회기반시설이 개선되면서 자산 가치가 오를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실제 서울스퀘어에 투자한 알파인베스트먼트를 포함해 외국계 투자자들도 이 같은 서울역 주변 인프라 개선에 큰 기대를 걸고 있다. 현재 미국계와 홍콩계 등 다수의 외국계 투자자들이 서울역 주변 자산에 투자하고 있다. 올 초에는 프루덴셜파이낸셜그룹의 부동산투자회사인 ‘PGIM(옛 프라메리카)’이 과거 LG유플러스가 사옥으로 사용했던 T타워를 비교적 싼 가격인 3.3㎡당 1,400만원 중반에 사들이며 5년 만에 한국 부동산을 다시 사들였다.
앞서 2014년에는 홍콩계 투자자인 거캐피털이 트윈시티 남산 프로젝트에 투자하기도 했다. 또 2013년 메트로타워(옛 GS건설 사옥)를 사들인 미국계 투자자 안젤로고든은 현재 매각을 진행하고 있다. 안젤로고든이 투자한 금액은 3.3㎡당 1,600만원 수준이지만 매각 가격은 3.3㎡당 2,000만원을 넘는다. 메트로타워를 매입하기로 한 에머슨자산운용은 최근 국내 공제회로부터 자금을 모아 남대문로 5가 도시환경 정비사업(조감도) 프로젝트파이낸싱에 투자하는 1,200억원 규모의 부동산펀드를 설정하기도 했다.
서울역 주변에 투자한 한 외국계 투자자는 “미국 뉴욕이나 일본 도쿄 등 대도시의 중앙역사 주변은 모두 도심에서도 핵심권역으로 발달해 있다”며 “그간 서울역 주변은 낙후돼 있었지만 최근 들어 공항 접근성이 좋아진데다 인근 용산과 연계해 발전할 가능성이 높아 향후 자산 가치가 높아질 것으로 본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