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의 양대 핵심 보직인 서울중앙지검장과 법무부 검찰국장이 ‘돈 봉투 만찬’ 파문으로 18일 동반 사의를 표명하자 검찰은 당혹감에 휩싸였다.
특히 법무부와 검찰은 모두 22명으로 구성된 합동 감찰반을 구성하는 내용의 감찰 계획을 청와대에 보고하고 이날 중 본격적인 감찰을 시작키로 해 검찰과 법무부 내부는 긴장감이 감돌았다.
합동 감찰반은 법무부 감찰관을 총괄팀장으로 하되 엄정하고 신속한 감찰을 위해 법무부 감찰관실과 대검 감찰본부가 역할을 분담하기로 했다.
앞서 이날 오전 이영렬 서울중앙지검장이 출입기자들에게 전격적으로 사의를 밝히면서 검찰 내부는 ‘올 것이 왔다’며 술렁였다.
오전 8시 34분께 관용차를 타고 과천 법무부 청사에 도착한 안태근 법무부 국장은 “송구스럽게 생각한다”면서도 거취에 관해서는 언급하지 않고 빠른 걸음으로 청사 내부로 들어갔다.
하지만 안 국장이 청사 내부로 들어간 지 10분도 안 돼 그가 사의를 표명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재경 검찰청의 한 간부는 “현직 서울중앙지검장이 감찰 대상이 된 것이 (내 기억에는) 초유의 일인 것 같다”며 “결국 사직하는 것이 맞겠다고 마음을 정리한 것이 아니겠냐”고 말했다.
그는 “새 정부가 검찰을 개혁대상 1호로 삼고 있으니 물갈이를 많이 하지 않겠느냐”며 감찰을 비롯한 일련의 조치가 조직 내 인적 청산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추측했다.
법무부도 뒤숭숭한 분위기에 휩싸였다.
법무부의 한 검사는 “(검사의) 인사권자는 대통령”이라며 “우리가 뭐라고 얘기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다”고 말을 아꼈다.
검찰은 이번 사태가 특수활동비 운용에 미칠 영향에도 주목하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한 부장검사는 “특수활동비 사용이 투명해지기 바란다”면서도 “하지만 정당한 사용마저도 위축된다면 능동적이고 적극적인 수사 활동을 못 할 수도 있어 걱정된다”고 밝혔다.
아울러 이번 검찰개혁이 최종적으로는 검찰의 권한 축소 및 분산 등 조직·제도 개혁으로 이어질 것으로 전망돼 검찰 조직에 대대적인 변화의 바람이 불 전망이다.
/성윤지인턴기자 yoonjis@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