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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E★초점] “시청률 안 나오니 폐지?”…‘웃찾사’ 폐지설에 전하는 개그맨의 읍소

시즌제를 선언한 SBS ‘웃찾사’가 사실상 폐지 수순을 밟고 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열띤 갑론을박이 일고 있다. 공개형 코미디프로그램이 사라질지도 모른다는 현실 앞에서, 이 같은 폐지를 막기 위해 개그맨들이 한 마음 한 뜻으로 목소리를 모았다.

‘웃찾사’ 폐지와 관련해 가장 먼저 큰 목소리를 낸 주인공은 정종철이었다. 앞서 또 다른 공개형 코미디프로그램 KBS2 ‘개그콘서트’에 대한 아쉬움과 소신을 드러냈던 정종철은 지난 18일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웃찾사’ 방송 31일부로 폐지. 진심으로 맘이 아픕니다. 대한민국을 웃기는 힘을 외쳤던 개그맨들이 벼랑 끝에 몰려있습니다”로 시작하는 글을 올리며 문제를 공론화 했다.




사진=SBS사진=SBS


정종철은 “‘개그콘서트’ 18년 ‘웃찾사’ 14년. 그동안 우리는 안해 본 형식의 코너가 없을 만큼 많은 코너들을 만들었고 고민했습니다. 긴 시간 시청자들에게 이렇게 사랑받은 거 정말 노력하신걸 알아주신 거 같아 더 노력하고 있습니다. 그러니 부탁드리고 싶습니다. 후배들의 무대를 없애지 말아 주십시오. 개그맨의 꿈을 꾸는 어린 친구들의 미래를 꺽지 말아주십시오”고 강조했다.

코미디 프로그램을 손님이 찾지 않는 음식점으로 비유한 정종철은 “음식점에 음식이잘 안 팔린다고 좌절하고 문 닫으면 실패입니다. 새로운 메뉴개발과 밑반찬을 잘 만들어 손님께 내놓을 생각을 한다면 도전입니다. SBS 제작진들께 간곡히 부탁드립니다. 후배들에게 기회를 주십시오”라고 호소했다.

코미디 프로그램 폐지설과 관련해 KBS2 ‘개그콘서트’ 출신 개그맨들도 팔을 걷어붙이고 나섰다. 개그맨 김기리 역시 ‘웃찾사’ 폐지설에 대해 반대 입장들 드러내며 힘을 보탰다. 김기리는 “대한민국의 웃음이 사라져가고 있다. 개그맨들이 일주일 내내 어떻게 웃음을 만들어 가는지 한 번쯤은 보여드리고 싶다. 때로는 부족할 수도 있겠지만 정말 노력하고 노력한다. 특히 신인 개그맨들은 정말 부푼 꿈 안고 10년을 바쳐서 합격한 분들도 있다. 방송국에서는 최소한의 살아갈 길이라도 마련해주셔야 당연한 것 아니겠는가. 많은 관심 부탁드린다. 언젠가 큰 웃음으로 보답하겠다”고 간절한 소망을 드러냈다.

양상국은 “‘개콘’을 보며, ‘웃찾사’를 보며 개그맨의 꿈을 키웠습니다. 지금도 ‘웃찾사’를 보며 꿈을 꾸는 지망생들, 또 그안에서 꿈을 이뤄가는 동료개그맨들이 있습니다. 가뜩이나 웃을 일 없는 요즘. ‘웃찾사’ 폐지 아쉽고 씁쓸하기만 합니다. 대한민국 공개코미디 응원해주시고 ‘웃찾사’의 부활을 지지해주세요”라고 호소했다.


‘레전드매치’라는 부제로 지난 3월 새롭게 출격한 ‘웃찾사’는 SBS의 공개코미디 ‘웃음을 찾는 사람들’을 리얼리티 서바이벌로 개편해, 8주간의 경연과 한 번의 왕중왕전, 총 9부작으로 기획된 프로그램이다. 예정대로 오는 31일 왕중왕전 방송을 마지막으로 종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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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즌제를 표방한 만큼 종영 이후 휴식기를 가진 후 다시 새로운 시즌을 선보일 것이라고 이야기 했지만, 최근 지상파에서 겉으로는 시즌제를 말하지만, 실제로 폐지의 길을 걷었던 프로그램이 많은 만큼 이에 대한 여론은 그리 곱지 못하다. 특히 시청자들이 잘 찾지 않는 심야시간에 편성이 배치됐던 ‘웃찾사’는 평균 2%대 남짓한 시청률을 기록했고, 이 같은 시청률 저조현상은 더욱 더 폐지에 무게를 실어주고 있는 형국이다.

요즘 공개형 코미디프로그램은 확실히 ‘위기’이다. MBC는 공개형 코미디프로그램을 폐지한지 오래됐으며, 그나마 긴 역사를 자랑하는 ‘개그 콘서트’ 또한 낮은 시청률과 더불어 저조한 화제성으로 씁쓸한 900회를 맞이하고 있다는 평을 듣고 있는 상황이다. 이는 ‘웃찾사’도 마찬가지였다.

신인 개그맨 발굴과 대한민국 예능계 코미디 프로그램의 명맥을 유지하기 위해 꾸준히 버텨온 ‘웃찾사’였지만, 계속된 편성이동은 시청자들의 유입을 떨어뜨리는데 일조했다. 최근 예능프로그램보다 뉴스가 더 재미있다는 말이 절로 나올 정도로 혼탁한 상황 속 해학과 풍자를 부정적으로 보는 사회의 차가운 시선 또한 코미디 프로그램 판도를 웅크리게 하는 요소였다.

물론 그렇다고 해서 ‘웃찾사’가 모든 것을 잘했다는 것은 아니다. 어찌됐든 SBS는 꾸준하게 ‘웃찾사’를 편성하면서 ‘다음 기회’를 제공해 왔지만, 그 기간 동안 ‘웃찾사’는 시청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지 못했다. ‘웃찾사’의 역량 문제라는 지적도 있지만, 일각에서는 이제 공개형 코미디 프로그램이 수명을 다했으며, 이를 대체할 만한 다른 ‘새로운 요소’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과거 코미디 판도가 콩트에서 공개형 프로그램으로 자연스럽게 세대교체가 됐듯 세대교체가 필요하다는 의미다.

하지만 그렇다고 한들 ‘웃찾사’의 폐지는 조심스럽게 생각해 볼 문제다. ‘웃찾사’의 폐지는 단순히 한 프로그램의 폐지가 아닌 위기에 빠진 공개형 코미디 프로그램을 대표하고 있기 때문이다. 단순히 시청률이 나오지 않는다고 폐지하는 것은 일말의 가능성까지 없애는 것이며, 더 나아가 새로운 예능인의 탄생을 막는 것과 마찬가지이디.

개그맨들의 호소는 ‘웃찾사’의 폐지를 막을 수 있을까. 사람들의 호소와 상관없이 ‘웃찾사’는 오는 31일 레전드매치 왕중왕전을 펼치며 마지막방송을 선보일 예정이다.

/서경스타 금빛나기자 sestar@sedaily.com

금빛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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