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서울포럼 2017]다니엘라 러스 교수 "AI 한계 있지만 인간 가능성 무한, 알파고 이길 바둑기사 나올 것"

세계 최고 권위 로봇 전문가…본지 '서울포럼' 참석 위해 방한

AI 하나의 도구로 인식·활용땐 인류 삶의 질 개선

포럼서 로봇·인간 협력 성공사례 공유하고 싶어

“알파고를 이기는 인간 바둑 기사는 나옵니다. 인공지능(AI)은 한계가 있지만 인간의 가능성은 무한합니다.”

23~25일 서울 장충동 신라호텔에서 열리는 ‘서울포럼 2017’에 참석하기 위해 23일 인천국제공항으로 입국한 다니엘라 러스 미국 매사추세츠공대(MIT) 인공지능연구소(CSAIL) 소장은 “일본 나리타공항 경유 중 커제와 알파고의 대국을 지켜봤다”며 인간 바둑 기사의 승리가 불가능하냐는 질문에 이같이 답했다.

러스 소장이 입국한 이날 세계랭킹 1위의 바둑 기사인 중국의 커제 9단이 바둑 AI 프로그램 알파고와의 첫 대국에서 패배했다. 지난해 알파고와 이세돌 9단의 대국에서 인간 바둑 기사의 패배를 목도한 후 들끓었던 AI에 대한 두려움이 다시 고개를 드는 분위기다. 이에 대해 러스 교수는 “AI의 출현을 두려워하는 사람들에 대해서도 이해하고 그들에게 새로운 관점과 해결책을 제시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AI를 하나의 도구로 인식하고 AI를 제대로 활용하기만 하면 인간의 삶의 질과 효율성을 크게 개선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AI·로봇 분야 최고 권위자답게 러스 소장은 첨단 사물인터넷(IoT) 기기를 실생활에 활용하고 있는 얼리어답터다. 연구 과정에서도 각종 웨어러블 장치와 로봇을 활용하기로 유명하다. 러스 소장은 “오는 2020년까지 대략 500억개의 사물이 IoT 디바이스에 연결된다는 전망이 있는데 이는 한 사람당 7개 이상의 연결 가능한 기기를 보유한다는 것을 의미한다”며 “우리 집에는 스마트폰과 아이패드·노트북이 4대씩, 애플워치가 2대, 애플TV와 아마존 파이어스틱, 닌텐도 위, 블루레이 플레이어가 한 대씩 있으니 이미 7개 이상인데 이번 출장에는 노트북과 스마트폰만 가져올 수밖에 없어 아쉽다”며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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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스 소장은 AI나 로봇공학을 둘러싼 막연한 공포심은 경계하지만 기술지상주의를 설파하지도 않는다. 러스 소장은 “정상급 프로 바둑 기사가 AI에 패배했고 자율주행차가 수마일을 달릴 정도로 우리 주변에는 AI와 머신러닝을 접목한 기술이 수도 없이 현실화하고 있지만 아직 해결해야 할 문제들이 산적해 있다”며 “이렇게 많은 기기가 연결된다는 것은 사생활 보호 문제로 연결된다”며 제4차 산업혁명에 수반될 수 있는 부작용에 대한 언급도 놓치지 않았다. “가령 자율주행 기술은 개발됐지만 이를 복잡한 도로에 적용하려면 해결해야 할 문제들이 산적해 있습니다. 자율주행차를 규제하려면 어느 정도 수준으로 해야 하는지, 안전 문제를 누가 어떻게 시험할 건지, 법규와 안전 중 택일해야 하는 특수한 상황에서는 무엇을 우선순위로 둬야 하는지, 비나 눈이 오는 열악한 환경에서 어떻게 안전성을 확보할 것인지 등 AI를 실제로 적용하는 데 앞서 많은 문제가 해결돼야 합니다.”

이번 포럼에서 러스 교수는 △사람과 인터넷의 상호작용 △사물인터넷 △인공지능과 빅데이터 △공유경제와 신뢰의 확산 △물질의 디지털화 등 여섯 가지 메가 트렌드를 소개하고 자동차, 법률 서비스, 교육 등 다양한 분야의 실증 연구사례를 공유할 예정이다. 러스 교수는 “공유경제·컴퓨터를 통한 개인 맞춤형 생산 등 산업 전반의 변화가 가속화될 것”이라며 “전기가 상용화되기까지는 70년, 자동차는 50년, 스마트폰은 10년이 걸렸지만 앞으로 등장할 새로운 기술이 채택되는 속도는 더욱 빨라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러스 소장은 서울포럼 참석을 앞두고 흥분을 감추지 않았다. 그는 “이번 포럼에서 AI 컴퓨터와 인간이 협력했을 때 더 나은 결과가 나올 수 있다는 다양한 연구사례를 공유하고 싶다”며 “AI와 기계, 인간이 함께 문제를 해결하고 인간의 삶을 어떻게 개선할 수 있을지 상상하는 것만으로도 흥분된다”고 말했다. 그는 또 “과학자들은 인지과학 영역에서 더 많은 진보를 이뤄야 하는데 특히 젊은 세대를 교육하고 AI에 대해 대중과 더 자주 소통해야 한다”며 “자율주행차나 생산 자동화 등 AI에 대한 두려움을 느끼지 않도록 하는 게 우리의 역할”이라고 강조했다.

러스 소장은 24일 정오 국내 기업인들과의 라운드테이블을 통해 지식을 공유하고 이날 저녁 공식 개막행사에서 ‘AI의 미래’를 주제로 기조강연에 나선다. 기조강연 이후에는 란훙위 페이옌 스마트과학기술 최고경영자(CEO)와의 대담을 통해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대비하는 소프트 인프라와 인식 개선, 제도 설계 등을 논의할 예정이다. 또 서울포럼 마지막 날인 오는 25일에는 ‘인공지능 기술이 바꾸는 미래-번영과 공존’ 세션을 통해 제4차 산업혁명으로 인한 변화상은 물론 제도와 교육 측면의 대응 방안 등을 주제로 지식을 나눈다. /인천=서은영·이경운기자 supia927@sedaily.com

서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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