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23회를 맞는 서울국제도서전이 독립서점과 소형출판사들이 선보이는 다양한 책과 이벤트로 오는 14~18일 독자들을 만난다.
서울 삼성동 코엑스 A홀과 B1홀에서 열리는 이번 행사의 주제는 ‘변신’이다. 2014년 도서정가제 실시 후 행사규모가 크게 줄었지만 출판업계 최대 행사로서 자리매김하겠다는 의지를 담았다.
이번 행사에서 눈길을 끄는 프로그램은 독립서점과 소형출판사들이 진행하는 특별기획전 ‘서점의 시대’와 ‘책의 발견전’이다. ‘서점의 시대’ 코너에서는 독립출판물이나 디자인, 사진, 음악, 고양이, 그림책, 시(詩) 등 다양한 부문에서 특화된 독립서점 20곳이 참여해 5종씩 추천 서적을 골라 내놓는다. 서울 연남동의 음악전문서점 라이너노트와 신촌의 추리소설 전문서점인 미스터리 유니온, 일산의 문학전문서점 미스터버티고를 비롯해 강원 속초의 동아서점, 경남 통영의 봄날의책방, 충북 괴산의 숲속작은책방 등을 한 곳에서 만나볼 수 있다. 중소출판사 50곳이 자사의 개성을 담은 책을 선보이는 ‘책의 발견전’ 코너에서는 참여 출판사들이 각각 자사가 펴낸 책 중 7종을 골라 소개한다.
책 처방 서점 ‘사적인 서점’의 제안으로 만들어진 ‘독서 클리닉’ 코너도 눈길을 끈다. 앞서 독자들의 신청을 받아 이들의 사연에 맞는 책을 명사들이 추천해준다. 글쓰기와 과학, 장르문학, 과학 분야에서 전문가와 1대1로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데 기생충학 박사 서민 교수, 이정모 서울시립과학관 관장, 은유 작가 등 이 참여한다. 미리 신청한 독자에게 시인이 시를 골라주고 독자는 행사장 내 따로 마련된 공간에서 40분 동안 시인이 골라준 시를 읽고 필사할 수 있는 ‘필사서점’도 마련된다. 이 프로그램은 시 전문 서점 ‘위트앤시니컬’이 기획한 것으로 강성은·유희경 등 5명의 시인이 참여한다.
올해 행사의 가장 큰 특징은 참가 출판사와 서점 중심의 행사 운영이다. 이를 위해 작가와의 만남, 독자 참여 프로그램을 개별 부스 중심으로 운영한다. 전국의 구멍가게를 그림으로 그린 책 ‘동전 하나로도 행복했던 구멍가게의 날들’의 이미경 작가를 비롯해 김훈, 황석영, 배수아, 이정명, 김탁환 소설가 등을 만날 수 있다.
이번 행사에는 출판사 161개사, 서점 23개사, 전자출판 32개사 등이 참여, 예년보다 참가사 수가 2배 가량 늘었다. 윤철호 대한출판문화협회 회장은 “소형 출판사들 중 50개사를 선발해 부스 설치비를 무료 제공해 다양한 출판사들이 참여할 수 있도록 문턱을 낮췄다”며 “서점과 출판사 중심으로 다양한 행사를 기획할 수 있도록 해 참가사들의 혜택을 늘렸다”고 설명했다.
주관사인 대한출판문화협회는 2008년 도서전부터 해외 주빈국을 선정, 해당국의 작가와 예술인을 초청했다. 이번 행사 주빈국은 올해 수교 60주년을 맞은 터키로 소설 ‘이스탄불은 한 편의 동화였다’의 작가 마리오 레비와 그림책 ‘까마귀 노래자랑 대회’ 등을 쓴 멜리케 귄위즈 등이 내한해 한국 독자들과 만난다. 이밖에 터키 전통 그림자 연극 시연과 터키 커피·오토만 제국 음식 강연 등이 열린다.
사전 신청한 경우 입장료는 무료지만 현장 구입시 일반 5,000원, 학생 3,000원이다. 오르한 파무크, 박완서, 앨리스 먼로의 이미지가 그려진 입장권을 사면 입장권 금액에 해당하는 쿠폰을 준다. 이 쿠폰으로 도서전 행사장 내에서 책을 살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