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일 KB국민·신한·우리·KEB하나·NH농협 등 5대 은행에 따르면 지난달 말 기준 마이너스 대출 잔액(잠정치)은 전월 대비 5,611억원(1.43%) 증가한 39조8,046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올해 들어 전월 대비 가장 많이 늘어난 수치다. 5대 은행의 마이너스 대출 잔액은 지난해 11월 41조원을 넘어설 정도로 늘었지만 지난 2월을 제외하고는 줄곧 축소세였다.
업계에서는 마이너스 대출이 급격히 증가한 이유로 최근 서울 집값 상승세에 따른 거래 증가를 꼽는다. 마이너스통장 대출은 신용대출이어서 금리는 높은 편이지만 입출금 계좌를 통해 쉽게 사용할 수 있고 중도상환 수수료도 없어 단기간에 돈이 필요할 때 많이 사용한다. 이 때문에 집을 매매하거나 분양을 받으면서 계약금을 낼 때 마이너스통장 대출을 활용하는 경우가 많다. 또 주택담보인정비율(LTV)을 계산할 때 마이너스 대출은 잡히지 않기 때문에 LTV를 넘어서서 필요한 돈은 마이너스 대출을 활용해 마련하는 경우도 있다.
지난달 말 기준으로 이들 5대 은행의 주택담보대출 잔액은 전월 대비 약 1조3,000억원이 늘어 올 들어 가장 큰 증가 폭을 보였다. 지난달 서울 아파트 거래량이 1만225건으로 올해 들어 최고치를 기록한 만큼 주택담보대출 잔액도 덩달아 늘어난 셈이다.
마이너스 대출이 늘어난 데는 금리가 최근 떨어진 것도 원인으로 작용했다. 시중은행의 마이너스 대출 금리는 지난해 8월부터 지속적인 상승세를 보이다 최근 하향 안정화되고 있다.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국민은행의 평균 마이너스 대출 금리는 올 1월만 해도 4.84%였고 4월에도 4.82%였지만 지난달에는 4.65%까지 떨어졌다.
그러나 이 같은 마이너스 대출에 의존하다가는 현재 은행권에서 준비 중인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이 도입되면 후에 추가 대출이 어려워질 수 있다. DSR는 주택담보대출 위주인 총부채상환비율(DTI)과 달리 신용카드 할부금, 마이너스통장 대출 등 모든 대출을 반영해 산출하는 소득 대비 부채상환 비율이다. 마이너스 대출은 빌린 돈과 상관없이 대출 한도가 모두 DSR에 반영되는 만큼 불필요하게 한도를 늘려 놓으면 DSR이 올라가기 때문이다. 또 대부분 변동금리이기 때문에 미국 금리가 올라 시장금리가 오르면 이자 상환 부담이 커질 수 있기에 주의할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