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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②] 황치열, "나를 키운 건 팔할이 '팬님들'"

스스로도 ‘기적’이라는 말로 표현할 정도로 황치열이 10년 만에 발표한 앨범 ‘비 오디너리(Be ordinary)’는 그에게는 남다른 의미이다. 9년 동안의 무명을 딛고 발표한 앨범이라는 것이 가장 큰 의미겠지만, 그것을 가능케 했던 것이 바로 그의 팬들의 힘이었다는 것 역시 그에게는 놓칠 수 없는 부분이다.

/사진=하우엔터테인먼트/사진=하우엔터테인먼트


황치열과의 대화가 거듭될수록 가장 인상적이었던 것은 기승전 ‘팬’이었다. ‘팬님들’이라는 자신만의 독특한 호칭으로 팬에 대한 절절한 고마움을 전했다. 이번 앨범의 타이틀곡 뮤직비디오에서 직접 연기까지 감행한 것 역시 결국은 ‘팬님들’을 위한 그의 배려였다.


“전문 배우를 쓸 수도 있었지만 저를 성원해주시는 많은 팬님들이 즐거워하실 부분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했어요. 제가 연기 전공이 아니기 때문에 부족할 수도 있지만 마음만큼은 정말 진중한 자세로 임했죠. 생각보다는 화면이 예쁘게 나온 것 같아서 기분이 좋아요. 뮤직비디오를 보시는 많은 분들께 이 앨범에 신중을 기했다는 성의를 조금 더 보여드리고 싶었어요”

Mnet ‘너의 목소리가 보여’를 시작으로 ‘불후의 명곡’ 그리고 중국판 나가수까지 출연하게 되면서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난 그의 팬들은 이제는 그에게는 든든한 지원군이 되었다. 과거 ‘불후의 명곡’ 녹화 당시만 해도 그를 보기 위해 수도권은 물론 제주도 그리고 해외에서 찾아오기도 했다.

급격한 인기 상승에 황치열은 무명시절 때와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의 책임과 의무를 느끼게 됐다. 10년 전 ‘무플’에 가깝던 반응과는 다르게, 현재 그의 일거수일투족에 반응하는 팬들을 보면서 더욱 좋은 무대와 음악을 꾸며야 한다는 막중한 책임감을 느낀다고.

“예전에는 무대에 서는 것 자체가 힘들었던 무명이었어요. 이제는 제 무대를 찾아봐 주시고 앨범이 나오기를 기다려주시는 팬님들이 있으니까 거기에 대한 저의 책임과 의무도 크다고 생각해요. 점점 나이를 먹으면서 앨범을 다시 낼 수 있을까라는 생각도 없어지던 시기에 좋은 기회를 만나서 이번 앨범까지 낼 수 있게 됐어요. 이번 앨범은 저 뿐만 아니라 저의 팬님들에게도 중요한 시기라고 생각해요”

/사진=하우엔터테인먼트/사진=하우엔터테인먼트


그렇다면 팬들이 이토록 그를 응원하고 지지하는 이유는 어디에 있을까. 황치열의 입에서 나온 단어는 ‘평범함’ 그리고 ‘촌놈’이었다. 경북 구미에서 노래를 위해 상경한 ‘촌놈’의 가식 없고 꾸밈없는 모습이 많은 팬들에게 좋은 인상을 드렸던 것 같다며 조심스레 추측했다.


“간혹 식당에서 ‘황치열씨 맞냐?’고 물어보시면 ‘맞습니다. 많이 드세요’하고 인사를 건네요. 얼마 전에도 카페에서 중국 학생들이 알아보고 사진을 찍어달라고 하는데 사실 노메이크업 상태였거든요. 장난스럽게 ‘(카메라)어플 한 번 돌리자’고 말하면서 찍어드렸죠. 그런 가식 없는 모습을 친근하게 느껴주시는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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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스프레소나 브런치를 즐길 것 같은 ‘차도남’ 이미지의 외형과는 달리 그의 화법이나 행동에서 나오는 구수함이 팬들에게는 반전매력으로 느껴지지 않았을까. 황치열 역시 자신보다 노래 잘하는 사람도, 잘 생긴 사람도 많은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신을 선택해 준 팬들에게 보답할 수 있는 길은 음악이라고 강조한다.

“팬님들 덕분에 어깨에 날개를 달고 있는 기분이에요. 이게 우리가 공유할 수 있는 추억이라면 이런 추억들을 하나씩 계속 만들어 갈 수 있으면 좋겠어요. 나중에 세월이 더 지나서 지금을 돌아봤을 때 이만큼 좋은 추억도 없다고 생각이 돼요”

이제야 정말 하고 싶은 노래를 마음껏 할 수 있는 기회가 생긴 만큼, 황치열은 앞으로 선보일 음악에 대한 여러 가지 그림들을 그려나가는 중이다. 특히, 박효신, 임재범, 김범수처럼 독보적인 보컬리스트들을 롤모델로 꼽으며 더욱 의욕을 불태우기도 했다.

“박효신, 임재범, 김범수 형님과는 개인적인 친분도 있지만 제가 존경하는 분들이기도 해요. 그분들이 가요계에 한 획을 그을 수 있었던 데는 분명 다 이유가 있다고 생각해요. 가만히 고인물이 아니라 계속해서 흐르는 물이 되신 분들이잖아요. 그 모습이 다른 분들에게도 귀감이 되었다고 생각해요”

그토록 고심에 고심을 거듭한 앨범이지만, 더 좋은 결과물을 내지 못했다는 아쉬움도 물론 그의 마음속에 자리하고 있다. 하지만 첫 술에 배부를 수 없듯이 이제 다시 시작된 가수 황치열의 발전과 성장을 계속해서 보여주고 싶은 바람이다. 긴 시간을 돌아왔지만, 황치열의 출발은 지금부터가 아닐까.

“문득 나에게 일상이 뭘까라고 생각해봤는데 그게 음악이더라고요. 앞으로도 평범하게 음악을 계속할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앨범을 하면서 더더욱 좋아질 거라고 믿어요. 그 안에서 만족도 계속 생길 거고요. 더 만족스럽게 하고 싶다는 바람 때문에 계속 음악을 하고 앨범을 준비할 것 같아요”

/서경스타 이하나기자 sestar@sedaily.com

이하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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