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러 강세가 한풀 꺾이면서 원달러 환율이 1,130원대로 내려앉은 채 출발했다. 다만 시장의 위험회피 분위기가 아직 우세한 가운데 달러가 다시 고개를 들지 주목된다.
23일 서울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2원4전 내린 1,138원5전에 거래를 시작했다. 전 거래일 두 달 만에 1,140원대에 올라섰던 원달러 환율의 상승세가 주춤하는 모습이다.
국제유가가 의미 있는 상승세를 보이지 못하면서 달러화에는 약세 요인과 강세 요인 모두로 작용하고 있다. 저유가가 계속되면 물가 상승이 부진할 수 있다는 전망에 미 국채 금리가 떨어진 것은 달러화에 약세 요인이다. 하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국제유가 하락세로 시장의 위험자산 회피 분위기가 강화되면 안전자산인 달러화에는 강세 요인이 된다.
최근 미 연준의 일부 인사들이 “추가 금리인상에 신중해야 한다”며 ‘신중론’을 들고 나오고 있는 것도 달러화가 갈팡질팡하는 요인이다. 22일(현지시간) 제임스 불러드 세인트루이스 연방준비은행 총재는 “연준 위원들이 2년 6개월 안에 연방기금 금리를 3%대까지 인상한다고 전망했는데, 금리 전망 경로가 불필요하게 공격적”이라고 지적했다.
다만 현재 글로벌 금융시장에서는 위험회피 분위기가 좀더 우위에 있는 모양새다. 계속되는 우려에도 불구하고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핵심 인사들은 통화정책 정상화 의지를 분명히 하고 있고, 미-북 간 지정학적 불확실성도 불거지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아이오아 신시내티에서 열린 오토 웜비어의 장례식에 참석해 “미국인의 희생을 결코 좌시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의 메시지 이후 국제유가는 또 하락했다.
한편 이날 서울외환시장에서는 국내 증시에서의 외국인 자금 흐름과 수출업체의 주문량이 원달러 환율의 방향을 결정할 전망이다. 전 거래일 외국인은 국내 주식시장에서 177억원을 순매수하며 원달러 환율의 하락에 기여했다. 반기말을 맞아 달러화를 원화를 바꾸려는 수출업체들의 물량 공세도 원달러 환율의 상승을 제한하고 있다.
원엔환율(하나은행·9시 기준)은 전 거래일 종가보다 3원32전 내린 1,023원45전에 거래를 시작했다.